'이수일과 심순애' 원작이 일본? 아타미 '오미야 소나무'에 가다.

Posted by 도꾸리
2009. 3. 9. 13:55 여행/2009 시즈오카

얼마전까지 '이수일과 심순애' 이야기가 한국산(?) 인줄 알았다. 어렸을 적부터 TV 코메디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이수일과 심순애'를 패러디한 콩트를 제법 많이 보고 자랐다. 이수일의 명대사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더냐?"를 농담삼아 친구들끼리 주고 받곤 했다. 그런데 '이수일과 심순애' 원작이 일본이라니! 알게 모르게 우리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일본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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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콘지키야샤, 오른쪽 장한몽. 옷이 다를 뿐 거의 유사한 동작을 표지그림으로 그렸다.

사실, 이수일과 심순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장한몽은  일본 작가 오자키코요(尾崎 紅葉)의 콘지키야샤(金色夜叉)를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것이다. 어려서 고아가 된 하자마 칸이치(이수일)가 사랑하는 사람인 오미야(심순애)를 부호인 토미야마(김중배)에게 뺏긴 후, 고리대금업을 통해 재기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 콘지키야사나 장한몽이 모두 신문에 연재 되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만, 콘지키야샤의 경우 작가인 오자키코요가 죽는 바람에 결말을 완성짓지 못했다면, 장한몽은 이수일이 자신을 버린 심순애를 마지막에 다시 받아들이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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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 이즈반도 아타미.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진은 '오미야의 소나무' 팻말

얼마전에 이즈반도의 아타미에 다녀왔다. 아타미는 이즈반도의 가장 유명한 온천지역 중 한 곳이다. 또한, 멋진 해수욕장이 있는 곳으로 여름이면 멀리 도쿄에서도 관광객이 찾아들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아타미는 바로 칸이치(이수일)가 오미야(심순애)가 토미야마(김중배)의 돈에 마음이 쏠렸다는 것을 확인 한 곳이기도 하다. 소설속 배경지 임을 기념하기라도 하는 듯, 아타미 해변 한쪽에는 '오미야의 소나무(お宮の松)'라고 적힌 팻발이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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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타로 오미야를 차는 장면. 아타미 해변에 세워져 있다.

'오미야의 소나무' 한 편에는 당시 상황을 재현한 동상이 세워져 있다.돈에 혹한 오미야의 마음을 확인한 칸이치는, 자신의 바지단을 잡는 오미야를 나막신으로 차는 장면. 그냥 차는 것도 아니고 일본 나막신인 게타로 차는 모습이 무척 리얼해 보였다.

사실, 이 동상을 보기 전까지 '이수일과 심순애'의 원작이 한국인 줄 알았다. 동상을 보고나서도 믿기지 않아, 관련 사실을 찾아본 후에서야 알게되었다. 과거 일제시대의 잔흔이 알게 모르게 우리 정서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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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일본에 와서 저 사실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그 충격이 좀 컸죠...

      그런데 지내면서 이것저것 보다 보니
      그런게 한두개가 아니더군요;;;

      심지어 한국국어교과서가
      일본 국어교과서를 '표절'한 것도 있습니다;;;
      • 오~~
        교과서까지~~이런...
        붉은매님의 국어교과서 포스팅 부탁드려요~
        아자아자~
    2. 헛.. 그렇군요...
      약간 당황스럽기도하고.. 뭔가 정체성의 혼란이^^;
      •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수일과 심순애마저...
    3. 저도 이수일과 심순애의 원작이 한국인줄 알았는데
      일본이었군요;;
      도꾸리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브라더미싱도 전 한국꺼인줄 알았거든요...
        에궁...
    4. 워낙 비슷한것이 많아서..
      특히 방송은 한국인줄 알았어요~
      • 그렇죠~
        티브이 보면 포멧이 비슷한 것들도 많고...
        에궁...
    5. 두 나라의 정서가 다르다 하지만 가까이 있는 곳이라 비슷비슷한게 많은가 봅니다.
      • 옷만 바꿨다 뿐이지 책 표지까지 거의 같더군요...
        이런...
    6. 어머어머어머, 일본이원작이었군요.
      그나저나 사진속에 저 남자분,,,,,,그런신발로 여자를 밀쳐내면.ㅠ-ㅜ
    7. 도꾸리님 충격 받으셨나보군요~ ㅎㅎ
      뭐 이젠 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더군요.

      참고로 술로도 있답니다~
      http://blog.naver.com/amaikoi/60014685017
      맨날 술 얘기만 해서 뭐하지만요...^^:;;
      • 오~~ 사케까지~~
        이래서 술을 마셔야 한다니깐요~
        ㅋㅋ
    8. 개인적으로 오와라이에 관심을 두면서 도리후스타즈나 8시다 전원집합이나 효킨족과 같은 과거의 영상들을 보게되면 이수일과 심순애와는 다른 느낌이긴하지만 나의 추억이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에 흠칫 흠칫 놀랍니다.
    9. 일본문화의 잔재가 여기저기에 많이도 남아있군요~^^
      이건 좀 충격적인데요?
      • 다른 분들이 지적했듯이, 더 많은 부분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10. 일본 문화의 잔재가 사회에 너무나도 많이 잔재하고 있습니다.

      단무지를 다꾸왕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혹.. 쓰기다시... 와리바시... 등등
      우리도 모르게 쓰는 일본 단어들이 너무나도 많아서...걱정이랍니다.
      • 생활속 일본어도 큰 문제요.
        머, 일본어 공부할 때 편리하긴 하지만요...ㅋㅋ
      • 깔깔마녀
      • 2009.03.10 00:35
      우리나라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일본의 귀신설화라더군요.
      우리나라는 잔인하고 무서운 귀신이야기가 별로없데요. 귀여운 도깨비 장난 이야기들이
      많구요. 공포영화 연구하시던 선생님께서 한국의 공포, 귀신이야기 조사하면서 알게되었다고 하는데 듣고는 얼마나 놀럤던지...떱, 게다가 우리 어릴때 부르던 동요와 놀이도 거의
      일본 것... 일본가서 귀신의 집이 많았던 것이 흥미로웠어요.
      • 허걱~
        역쉬 문화인류학 수업 효과가 있는데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설의 고향이라...
        에궁...
    11. 저도 한국꺼인줄 알았는데 얼마전에야 일본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어요 ㅋ
      그정도만 알았을 뿐인데 도꾸리님께서 자세하게 더 알려주시네요 ^^
      • 아, 저 자료 정리하느라 시간 좀 걸렸죠~~
        글 쓰기 어렵네요~
        이것저것 찾아봐야 할 것도 많고...
        에궁...
    12. 이수일과 심순애..원작이 일본이였군요.
      도꾸리님 덕분에 알게 되네욤...
      • 다른 이야기도 언능 올려야지~
        감사합니다~
    13. 전혀 눈치도 못 채고있었던 일이라, 더욱 놀랍네요...
      게다신은 이수일의 모습이 좀 어색해 보입니다....^^;;
      • 아주 흡사하죠~
        이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아쉽지만.
    14. 허...충격 -.-;;;
      대체 어디까지가 한국 것이고 어디까지가 일본 것인지....

      좋은 정보, 언제나 감사합니다. ^.^
      • 그렇죠... 사실, 쬐금~~ 속상했다는... 이런...

        좋은 글 감사합니다.
    15. 몇 년 전 김용운 교수가 TV에 출연해서 [이수일과 심순애]를 들어 한일 양국의 차이점을 소개했던 기억이 납니다. 김교수에 따르면, 일본판 심순애는 돈 때문에 김중배에게 넘어간 게 아니라, 가난하지만 똑똑한 이수일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첫사랑을 배신했다고 합니다. 한국인 관점에서는 한국판 심순애보다 더 나쁘지만 (이수일도, 김중배도 충실하지 못했으니까), 일본인들은 두 남자에게 필요한 걸 제공한 현명한 여자로 받아들인다더군요.
      • 오~~
        좋은 지적이세요~

        전체적인 의미에서 설명한 것인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6. 일본의 존재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구 가네요.. 에구
      이미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기엔 그런 것들이 우리 일상생활 안으로 너무 깊숙히 들어온게 아닐까 싶어요..
      • 아이고~~
        비슷한 것들이 너무 많아요`~
        에궁...
    17. 콘지키야샤도 본래 일본 소설이 아닌 영국 소설을 가져와서 일본 배경으로 각색한 소설이었으니까, 본래는 영국 소설이죠.

      버샤 M. 크레이(Bertha M.Clay)의 WEAKER THAN A WOMAN(여자보다 연약한 것)이라는 소설이 금색야차의 원전입니다.

      http://www.amazon.co.jp/Weaker-Than-Woman-Bertha-Clay/dp/1436639867
      이 작품이죠.

      일본에서는 꽤 오랫동안 부정해오다가 1980년대에 와서 평단에서 표절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오자키 코요우는 일본 문학계에서도 상당히 말이 많은 작가인데요. 영어실력이 매우 뛰어나서 일본에서 브리태니커 사전이 최초로 수입되었을 때 가장 먼저 산 사람이 오자키 코요우였다고 할 만큼 영국에 대한 동경이 강했던 인물입니다.
      그와 더불어 당시 영미권 문학을 거의 접할 수 없던 시절에 영미권 작품을 대량으로 구입해 그 작품들의 네타를 적당히 섞어서 자기 작품으로 써냈던 것으로도 유명해서 논란이 많은 작가죠.
      • 허걱!!!
        지금 확인했습니다~

        이런...
        논란이 있는 주제군요~
        관련 사실 더 찾아보면 재미있는 포스팅이 될 것 같은데요.

        감사합니다~
      • 껌온베베
      • 2010.12.14 20:38
      전 만화보다가 만화에 나오는 동상그림만 보고 어이거 이수일과심순애아냐?하고 검색해봤더니

      역시 맞네여

      예전에 mbc에서 교과서에실려있는 우리나라 동요나 가요 심지어 애국가까지 일본문화의표절이라고 방송한

      적이있었는데 보수적인시절에 식민지가되어서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 영향을 안받을순없겠지만 그래도 왠

      지싫네여 그리고 우리가 알고있는 해외명곡들도 거의 표절이 많더군여... 찣어라리믹스선언 이란 다큐보고

      알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