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제주도 올래길은 작년 한 해 정말로 온국민의 관심을 받은 것 같다. 걷기에 대한 열망이 유행처럼 번지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으면 한다.
지난 11월에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방문했다. 유명한 화가이자 자연주의자였던 훈데르트바서의 삶의 기록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다. 일정의 마지막 날, 겨우 자유시간이 생겨 비엔나의 9개의 트레일 중 칼렌베르그(Kahlenberg)를 다녀왔다.
훈데르트바서를 찾아떠난 오스트리아여행!
내린 역은 Nußdorf. 트램 D라인의 종점이자, 트레일 칼렌베르그의 시작점이다. 트레일 칼렌베르그는 비엔나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트레일이다. 전장 11km로 대략 4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다.
비엔나에는 9개의 트레일 코스가 있다. 트레일 칼렌베르그처럼 대부분 10km 정도의 길이에 반나절이면 완주가 가능하다. 비엔나 주변을 감싸고 약 200km 정도 길이의 트레일이 존재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며칠 걸려 완주하는 코스도 가보고 싶다.
비엔나의 트레일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참조하자
http://www.wien.gv.at/english/leisure/hiking/wege.htm (영문)
트램 종점에서 내리면 주택가다. 여기서 20분 정도 올라가야 트레일의 시작점이 나온다.
20분 정도 오르면 안내판이 보인다. 트레일 칼렌베르그는 주변 관광지와도 연결되어 있기에 코스만 잘 짠다면, 아니, 독일어가 가능하다면, 왔던 길을 다시 돌아와야하는 수고를 안 해도 된다. 사실, 독일어를 전혀 몰라, 당시 고생을 좀 했다. 길 잃어버려서.
트레일 칼렌베르그 입구에서 중년의 노인을 만났다. 비엔나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아쉽게도, 방문한 시기가 초겨울이어서, 경치가 조금 삭막하다. 그렇지만, 뻥뚫린 경치를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이 다 시원해졌다.
트레일 칼렌베르그 일대에는 사진처럼 포도밭이 많았다. 수확이 끝난 포도밭은 을씬련스럽기까지 했다. 와인 샌산의 본고장 답게, 포토 재배도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길. 아스팔트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그렇게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걷기는 생각할 필요가 없어 좋다. 그냥 무작정 걷기만 하면 된다.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지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힘들다 지치면 쉬면 되고, 그렇게 기운 차려 다시 걸으면 된다. 쉬는 곳이 목적지요, 다시 걸으며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걷기만 하면되다.
칼렌베르그 트레일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하이킹 복장을 하고 음악을 듣고 걷던 중년여성,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산을 오르던 아빠,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던 사람들, 모두 길에 열심이었다.
낙엽이 진 초겨울 날씨가 나를 산에서 빨리 내려오게 만들었다. 스산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그렇게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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