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LIFE

일본, 연금만으로 생활이 가능할까?

도꾸리 2012. 3.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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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과 세금 문제로 일본이 시끄럽다. 여당인 민주당은 사회보장제도와 세금 개혁을 위한 조사위원회를 열어 앞으로 적용될 새로운 세율과 연금제도를 논의했다. 조사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2015년 소비세를 현재의 5%에서 10%로 올리는 것과 연금제도의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 소비세 인상과 연금제도 개선은 필수불가결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총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당에서도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해결책에서는 서로 이견이 많아 앞으로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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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일본의 연금제도


일본의 연금제도는 멀리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 시 가족에게 지급되던 것이 일본 연금의 시초. 이후 공무원에게도 해당 연금제도가 적용되었고, 20세기 초에는 은급법(恩給法)이란 이름의 연금 관련 법률이 제정되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연금제도는 1961년 제정된 국민연금법이 시초이며, 1985년 기초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현재 연금제도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된다.

일본 연금은 크게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나뉜다. 공적연금은 국가가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시행되며, 재정보조와 세제혜택이 있다. 자영업, 아르바이트, 가정주부, 무직자 등의 최저생계비를 지원하는 국민연금, 직장인이 가입하는 후생연금, 그리고 공무원이 가입하는 공제연금 등이 대표적이다. 사적연금은 국가 이외의 조직이 운영하는 연금제도로, 사적연금처럼 가입 의무는 없으며 공적연금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개인이나 기업이 가입한다. 국민연금기금, 후생연금기금, 확정급부연금 등이 대표적이다.





연금생활자의 필수품, 연금수첩


연금생활에 필요한 자금에 대해 일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2008년 발표된 일본 총무성(総務省) 자료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60대 부부가 한 달 동안 필요한 최저생활비는 얼마인가?’란 물음에, 20대 30만엔, 30대 25만엔, 40대 26만엔, 그리고 노후세대와 가장 근접한 연령대인 50대는 27만엔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이한 것은 노후 단신생활에 대한 예상 금액. 20대 48만엔, 30대 30만엔, 40대 27만엔, 그리고 50대는 29만엔 필요하다고 답했다. 혼자 살 경우 병구완이나 복지시설 입소 등에 필요한 금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부부 공동생활보다 비용이 증가할 것 같다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60대 부부가 일본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실제 생활비는 얼마일까? 2008년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직업이 없는 60세 이상 노부부가 한 달 동안 생활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75,430엔으로 조사됐다. 실제 소비로 인한 소비지출금액이 242,773엔, 각종 세금과 보험으로 지급되는 비소비지출금액이 32,657엔이다. 이에 비해 60대 이상 노부부의 월수입은 226,043엔으로 조사됐다. 저축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연금수입 등이 월수입에 해당된다. 소비가 수입보다 49,388엔 더 많아, 기존에 저축한 예금 등을 통해 이를 보충해야만 한다.

독신생활자도 60대에 적자 인생을 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60세 이상 단신 무직세대의 월 지출은 평균 155,007엔으로 조사됐다. 소비지출이 143,677엔, 비소비지출이 11,330엔이다. 이에 비해 연금이나 저축 이자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은 122,278엔으로, 매월 32,729엔이 부족하다.




일본의 한 공원에서 고양이에게 한가로이 먹이를 주고 있는 노인부부

통계자료를 통해 60세 이상 고령자가 연금에 전적으로 의존한 생활은 일본에서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금과 저축 이자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에 비해 현실적으로 지출해야 할 돈이 더 많이 필요하다. 부족한 생활비를 위해 60세 이상 노후세대가 의존하고 있는 것이 저축이다. 2008년 총무성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후세대의 평균 저축금액은 2,346만 엔이다. 또한, 2,000만엔 이상 저축한 세대가 전체의 41.1%로, 일본에서 60세 이상 노후세대는 급할 때 사용 가능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노후생활에 있어 저축은 실질적인 도움이 못 된다. 또한, 여기에 인플레이션 분을 고려한다면 60세 이상 노후세대의 이자소득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노후세대에게 있어 재취업은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큰 버팀목이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비넥타이를 매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 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 할머니의 모습을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도 재취업을 통해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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