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격투기인 무에타이 경기를 보기 위해 내가 직접 간 곳은 방콕 카오산 인근 랏담넌 무에타이 경기장. 실롬의 룸피니 경기장과 함께 방콕에서 무에타이 경기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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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 잠시 후 선수가 링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긴장을 없애기 위해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동작을 반복했다. 이렇게 몸을 풀고 나면, ‘와이크루’를 한다. 여기서 '와이'는 태국어로 인사를, '크루'는 스승을 뜻한다. 즉, 스승, 나아가 부모, 신에 대한 존경심을 ‘와이크루’로 표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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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크루는 일종의 경기 의식으로, 게임 시작 전에 이 와이크루를 한다. 태국 전통 음악에 맞추어 춤추듯 몸을 움직이는 동작이 그렇게 한동안 반복된다.
와이크루가 끝나면 링사이드로 돌아가 머리에 쓴 띠를 벗고 마우스피스를 착용한다. 그리고 절에서 스님이 참배객들에게 성수를 뿌려주는 의식인 '남몬'처럼, 스승이 경기 전에 제자에게 손으로 물을 뿌려주며, 경기에의 우승을 기원한다.
경기는 15세 미만 경기와 성인 경기로 나누어져 진행된다. 15세 미만 경기는 2분 5라운드에 중간 휴식시간은 2분. 성인 경기는 3분 5라운드에 중간 휴식시간 2분. 거의 모든 신체 부위를 사용해 타격하는 경기이기에 체력 소모가 심한 편이다. 또한, 부상 위험도 크기 때문에 경기가 짧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
경기 중 쉬는 시간이 되면 링사이드 바닥에 양철로 만들어진 원형 물받침대가 놓이고, 선수는 의자를 깔고 앉는다. 그리고 2분 동안 마사지를 받거나, 물을 마시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한다. 물론, 여전히 매서운 눈으로 상대편을 바라보며 말이다.
2층과 3층에서는 주로 현지인들이 무에타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링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기에 눈에 거치적거리는 것이 없어 보기에는 오히려 편했다. 다만, 선수의 호흡이나 표정 등, 긴박감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
또한, 2층, 3층에서는 무슨 내기라도 하는지, 경기가 끝나고 돈을 거둬서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링사이드 티켓이 있으면 2층이나 3층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경기장 입구 주변에는 무에타이 용품점이 있었다. 무에타이용 교본, 트렁크, 장갑뿐만 아니라 경기시작 전 와이크루에 사용되는 머리띠, 팔띠 등도 팔고 있었다. 예전에 태국에 살 때, 한국에 있는 체육관 관장님한테 무에타이 용품을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어디에서 파는지 몰라 아쉽게도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경기장 안에서 무에타이 용품점을 만나니 반가웠다. 무에타이 모습이 찍힌 열쇠고리며 인형들이 한쪽 벽면에 가득 진열된 것을 보니, 무에타이 선수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았다.
메인경기가 끝나고 저녁 10시가 넘은 시각에 경기장을 나왔다. 어스름한 저녁에 들어가, 깜깜한 밤에 나오니, 왠지 기분이 묘했다. 살과 살이 맞닿아 ‘착착’하고 내는 소리가 귓가에 여전히 맴돌았다. 무에타이 선수의 불타는 눈과 다부진 체격, 그리고 그들의 치열한 삶이 녹아 있는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볼 만한 곳이었다. 무에타이 선수의 땀과 열정이 가득했던 곳, 그래서 들어갈 때는 왠지 허했지만, 나올 때는 무엇인가에 충전된 듯, 뿌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곳, 이곳이 무에타이 경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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