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아키하바라(秋葉原)와 나카노(中野)는 재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최근 인기 있는 노래나 책 등을 구할 수 있기 때문. 아키하바라와 나카노가 캐릭터 산업이나 동인지처럼 일본 마니아 산업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면, 스기나미쿠(杉並区)는 일본에 ‘애니메이션 왕국’이라는 이름을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애니메이션 관련 제작 스튜디오가 일본에 약 600개가 있는데, 이 중 70개 이상의 스튜디오가 스기나미쿠에 몰려 있다. 또한, 스기나미쿠에서 매년 수십 편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며, 애니메이션 관련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처럼 스기나미쿠는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스기나미쿠,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
애니메이션 마을 스기나미쿠, 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있어 다녀왔다.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杉並アニメーションミュージアム)이 바로 주인공. 오늘은 재팬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은 애니메이션 전문 시설로는 일본 최초이다. 스기나미쿠와 인접한 미타시(三鷹市)에 있는 지브리 미술관(ジブリ美術館)처럼 특정 작가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소개한 시설은 일본에 다수 있지만, 애니메이션 전반에 대한 것을 소개하는 전문시설로는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센터가 유일하다.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은 이전의 애니메이션 관련 자료실을 확장 리뉴얼 해서 2005년 3월 5일 스기나미카이칸(杉並会館) 3,4층에 오픈했다. 미술관은 애니메이션 관련 자료를 다수 구비하고 있으며, 전시, 상영,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 워크숍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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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은 스기나미카이칸(杉並会館) 3,4층에 있다. 1,2층은 결혼식이나 파티 등이 열리는 행사장으로 주로 사용된다. 일본 전통 무사를 형상화한 스기나미카이칸, 건물 외관이 무척 독특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 재팬 애니메이션에 대한 모든 것,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은 크게 3곳으로 나뉜다. 3층에서는 애니메이션 원리, 역사, 제작환경 등을 체험할 수 있다, 4층과 3층 사이 3.5층에는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과 애니메이션 관련 다양한 시청각자료를 보유한 자료실이 있다. 그리고 4층에는 애니메이션 관련 워크숍이 열리는 행사장과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보육시설이 있다.
1/12 크기의 전신 간담 피겨가 세워진 입구를 지나면 안내원이 환한 웃음으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그리고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을 소개하는 팸플렛과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표를 주고 미술관에서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준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아, 미술관을 소개하는 팸플릿플렛도 중국어판, 한국어판, 영어판 등이 있다.
3층에서는 기획, 제작, 디지털화 등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원리나 최신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공간도 있다. 전시실 벽면 한쪽에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는 부스를 발견했다. 이곳에서는 캐릭터 그림을 담당하는 감독, 배경 그림을 관리하는 미술감독, 그리고 인물, 배경, 스토리 등 애니메이션 전체를 통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의 일과 작업환경을 재현했다.
부스 옆에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연표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년이라 할 수 있는 1917년부터 현재까지 연도별로 어떤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중요한 애니메이션 관련 뉴스는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적혀있다. 또한, 철인 28호, 도라에몽, 간담, 아톰 등 일세를 풍미한 대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연표 앞에 진열되어 있는데, 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표 앞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고, 중앙 기둥에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과 애니메이터가 직접 그린 만화와 사인이 있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직접 그린 그림을 디지털화시키는 과정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한쪽에 마련되어 있다. 애니메이터를 목표로 준비 중인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춘 것이 인상적.
3.5층에는 애니메이션 극장, 기획전이 열리는 전시실, 그리고 자료실이 있다. 애니메이션 극장에서는 11:00, 13:30, 15:00, 16:00, 하루 4번 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방문 당시에는 봄 낭만 특집으로 1970년대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상영했다. 전시실 중앙은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 방문 당시에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매드하우스(MADHOUSE)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매드하우스는 애니메이션 제작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판권 등을 관리하는 회사. 1986년부터 1993년까지 빅 코믹 스피리츠에 연재된 야와라(YAWARA)를 비롯해 트라이건(TRIGUN), 마스터키튼(MASTER KEATON), 몬스터(MONSTER)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었다. 기획전을 통해 매드하우스에서 제작한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삽화, 원화, 포스터 등을 볼 수 있었다.
기획전이 열리는 곳 오른편에 애니메이션 관련 각종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자료실이 있다. 원피스(ONE PIECE), 토이스토리3(TOY STORY3) 등 최신 인기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마니아가 좋아할 만한 작품도 DVD나 만화책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 캐나다, 중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DVD나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시청각 시설도 있어, 시간만 괜찮다면 원하는 애니메이션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고, 듣고, 체험하는 와중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동심의 공간이다. 가족과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방문 리스트에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미술관을 추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본정보>
운영시간 :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http://www.sam.or.jp
찾아가기 : JR 오구키보역(荻窪駅) 북쪽출구에서 0번이나 1번 버스 이용해 오구키보 경찰서 앞(荻窪警察署前)에서 하차 후 도보 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