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의 첫 일정은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방문이었습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시영아파트 재건축 프로잭트로 새롭게 태어난 건물이에요. 비엔나 시영아파트 건축 공모전에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이 채택되면서,건축가로서 훈데르트바서 이름을 널리 알릴수 있었던 작품이랍니다.
예전에 일본 TV에서 본 내용이에요. 리포터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서 한 가정을 방문해 집안 곳곳을 보여주더군요. 내부 구조나 디자인이 상당히 독특한 집이었어요. 재건축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난 시영아파트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시영아파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당시에는 '오스트리아에 이런 곳이 있구나'정도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TV가 아닌 직접 방문하고서 느낀 것은 완전 천지차이더군요.
일단, 시영아파트가 예술작품으로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영아파트는, 지어진지 오래된, 내부 시설이 낙후된, 그런 아파트죠.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러한 시영아파트를 완전히 다른, 예술작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요. 왠지 이런 시영아파트라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방문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훈데르트바서, 그리고 오스트리아 여행!
훈데르트바서, 쓰레기소각장을 친환경 예술품으로 만들다!
트램 뒷편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건물 옥상의 '어니언'이라 불리는 모스크도 그렇고, 건물 외벽에 붙여진 타일,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기둥 등,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곳이죠.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아마도 창문에 있을 것 같아요. 자연주의자였던 훈데르트바서, 그는 도회지의 성냥갑처럼 똑같은 건물을 비판했던 인물이죠. 개인의 창의성이나 개성을 집을 통해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훈데르트바서, 그의 건축을 보면 이렇게 개성적인 창문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어요. 크기며 색깔 등이 모두 제각각이죠.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앞 분수대. 알록달록 타일이 붙여진 분수대, 그리고 완만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입구 등이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대륙을 여행한 경험이 있는 훈데르트바서. 그의 작품에는 이러한 여행을 통해 얻었던 빛과 색에 대한 영감이 잘 드러난다고 합니다. 또한, 그의 건축에서는 기둥에 대한 의미가 각별한데,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주는 중간 매개자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의 건축 작품에는 중간 연결자로서 기둥을 표현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보도블록도 완만한 굴곡이 있었네요. 공사 진행하셨던 분들, 꽤나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아이들 견학이 있었어요. 오스트리아에서 워낙 유명한 곳이라, 수시로 대형 관광버스도 들어오더군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기념품점,. 처마 위에 잔디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훈데르트바서는 평생동안 '자연과의 조화'라는 화두를 가지고 작품활동을 해온 예술가답게,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식물과의 공존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기념품점 내부. 역시나 기념품점도 독특한 내부를 자랑하더군요. 특히, 기둥.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한 창문에 걸려 있던 코이노보리. 코이노보리는 남자 어린이의 성장을 기원하는 일종의 깃발이에요. 코이노보리는 잉어 모양으로 일본에서는 주로 5월 5일 집 밖에 걸어 놓는답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도 이러한 코이노보리가 걸려있더군요. 혹시, 일본인이 사는 것은 아닌지...
길거리 곳곳이 참 예쁘더군요. 파스텔톤 건물의 외관도 멋지고, 작은 크기의 그림타일도 예쁘고.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쿤스트하우스빈으로 옮겼답니다. 쿤스트하우스빈은 훈데르트바서의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곳. 또한, 쿤스트하우스빈 1층 레스토랑에서 오스트리아의 맛난 요리도 맛볼 수 있었답니다. 좀더 자세한 쿤스트하우스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을 통해 소개할깨요.
<훈데르트바서 2010 한국전시회>
기간 : 2010.12.5~2011.3.15
장소 : 예수의전당 디자인미술관 1,2,3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