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갤러리의 벽에는 인간 조형물 위에 바코드가 찍힌 독특한 작품이 장식돼 있다. 온통 붉은색으로 치장한 거리의 모습, 밋밋하게 뻗은 도로, 특색 없는 건물들…. 몇 년 만에 방문했지만 중국 베이징의 모습은 예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단지 길을 물어봤을 뿐인데 따지듯 대답하는 중국인의 말투도 그렇고, 구름 한 점 없지만 불투명한 하늘도 여전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도로에 자전거보다 자동차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중국 예술의 전위, ‘따산즈(大山子) 798 예술구’에 가보라는 제안을 받은 것. ‘따산즈 예술구’ 혹은 ‘798 예술구’로 불리는 이 지역은 과거 창고로 쓰이던 공장을 개조해 예술가의 스튜디오나 전시장으로 만든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