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09 상해

천지가 개벽하는 곳, 상하이 신천지!

도꾸리 2009. 2. 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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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발전의 상징 상하이. 푸동 일대가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로 그 상징성을 나타낸다면, 신천지는 문화적 향취로 상하이를 대변하는 곳이라고 흔히 말한다.  최근 들어 신문지상에서 신천지란 이름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어떤 곳이길래 이름부터가 새로운 하늘과 땅이란 의미인 신티엔띠(新天地)라 불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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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상하이에서 주로 발견되는 스쿠먼(石库门)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스쿠먼 양식의 오래된 집단 거주지에 자본을 끌어드려 문화적 명소로 탈바꿈 한 곳이 바로 신천지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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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먼은 테두리를 돌로 쌓아 올린 구조의 주택으로 그 기원은 19세기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평천국의 난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신변의 위협을 느낀 부호와 외국인들이 피난 온 곳이 바로 상하이. 이곳에서 임시 거처로 사용될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 바로 스쿠먼 양식의 가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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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 건물의 화려함과 중국식의 검소함이 잘 어우러진 스쿠먼 양식의 가옥은 1920년대에 들어서며 상하이에서 대중화 되었고, 중국과 서양 문화의 교류라는 상징성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화장실과 욕실의 공동사용, 그리고 주택의 노후화에 따른 불편함 등으로 최근 들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급기야 상하이 정부는 사라져가는 옛 전통 문화의 보존을 위해 팔 걷고 나섰는데, 그 단적인 예가 바로 2001년 오픈한 신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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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먼 양식의 옛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 나는 지역에 자본을 투자하여 유럽풍 까페 골목으로 탈바꿈 시킨 곳이 바로 신천지다. 보존과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달성한 예가 바로 신천지인 것이다.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가치를 근간으로 자본주의화 되어가고 있는 중국의 모습과 일견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자본의 해방구이자 문화적 보호구인 신천지는 해를 거듭할 수록 많은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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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의 낮은 평온하다. 온통 잿빛 건물로 둘러쌓인 신천지 메인 거리에 들어서면 좌우로 길게 이어진 노천 테이블이 보인다. 어떤 사람은 에프터눈 티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담배를 피우며 여행의 고독을 곱씹고 있을 것이다. 신천지의 이런 느낌은 흡사 유럽의 어느 노천카페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곤 한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는 그렇게 노천카페에 앉아 친구와 농담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신천지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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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의 밤은 화려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저녁이 되면 은은한 조명으로 거리 전체가 밝아진다. 낮의 잿빛 건물은 더 이상 잿빛이 아니다. 황금색 조명이 입혀지 건물 안에는 자본의 향락을 즐기로 나온 많은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일반 노동자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 끼 저녁식사로 지불해야 하는 식당도 연일 만원이다. 자본이 만들어 놓은 허상에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곳이 바로 신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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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지속될 것이다. 허울 좋은 자본의 놀음이라는 세간의 비판과는 상관없이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다. 해를 거듭할 수록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아올 것이며, 급기야 제 2, 제 3의 신천지가 상하이나 혹은 다른 지역에 생길지도 모른다. 급속한 경제 발전이 가져온 상대적 문화의 빈곤은 이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다. 자본과 욕망의 해방구, 신천지. 어쩌면 중국 자본주의의 암울한 미래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런지. 신천지에 머무는 내내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어쩌면 이와 연관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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