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교통

별걸 다 증명하는 일본 - 전철 연착을 증명하다

도꾸리 2008. 9. 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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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이다. 평상시대로 도쿄로 가기 위해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제시각에 도착하는 것을 자랑한다는 일본 전철이

어제는 사고로 연착하게 되었다.


무려 40분을 기다렸다. 그리고 도착한 전철안에 타고자 했지만, 연착이 너무 오래된 관계로

기다리던 사람의 반도 못타게 되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기다리다 결국 전철을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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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에서 아에 자리 깔고 놀고 있던 학생들.

갈아타기 위해 마츠도 역에서 내렸다.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괜히 내렸나 싶었다.

내가 탄 열차는 도쿄로 가는 보통열차, 급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린 것이었는데

급행은 운행이 중지되었다고 한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은 아에 역사 한쪽에 무리지어 쉬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모두 이런 일상에 익숙해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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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로 만원인 플랫폼

나처럼 급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던 사람은 다시 20~30분을 기다려 보통을 타거나,

아니면 열차를 마련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런 사람들로 역사 플랫폼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다행이 잠시 후 차고로 회송하던 열차가 와서 우리를 도쿄까지 데리고 갔다.

아마, 그 열차 아니었다면 도쿄로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갔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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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조반센 미카와시마역.

개찰구 앞에 역무원이 무엇인가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모두들 한 장씩 받아간다.

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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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JR의 연착증명서

봤더니 전철이 연착했음을 나타내는 증명서(티켓?).

나누어주던 역무원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고개를 숙이며

전철이 늦게 도착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연착증명서에는 몇 일 몇 분 연착되었음이 적혀 있었다.

윗 사진에는 내가 이용한 JR이 아직 복구중이라  이것이 적혀 있지 않지만,

하단 사진에는 날짜와 시간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것을 들고 회사나 학교에 제출하면, 지각처리를 면할 수 있다.
 
마츠도 역에서 무리지어 쉬고 있던 학생들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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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메트로의 연착증명서, 오랜만에 아내의 손 찬조출연!!!

처음에는 이런 연착증명서까지 나누어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이 한국에서 있었다.

전철이 고장나 회사에 30분 정도 늦었다.

전철에서 회사에 전화 해놓은 상태이기에 별 문제는 없었지만,

이를 증명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회사가 나를 믿어주기를 바랄뿐이었다.


당시 이런 연착증명서가 있었다면 어땟을까?

내가 일부러 농땡이 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한편으로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흐뭇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 전철을 핑계로 농탱이 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조금은 아쉬웠다는.

이상, 일본에서 도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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