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만드는 것은 일순 간단해 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상당히 복잡하다. 라멘 육수를 무엇으로 만들 것인지, 여기에 무슨 양념을 넣을 것인지, 면 종류는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토핑으로는 무엇을 올린 것인지 등, 생각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다양한 라멘이 존재하듯 맛 또한 다양하다. 어떤 스프는 농후하다 못해 너무 짤 지경이고, 또 어떤 스프는 존재감 자체가 없고 재료에 풍미를 더해주는 것도 있다. 또한 톤코츠 라멘에는 굵기가 얇은 면을 사용하고, 츠케멘에는 코시(씹히는 맛)가 있으면서 스프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 꼬불꼬불한 면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 이지만, 이를 완전히 무시한 라멘집이 많은 것도 또한 사실.
▲ 이케부쿠로, 부시코츠멘 타이조우(節骨麺たいぞう)
일본에서는 특히나 느끼함에 대한 맛이 우리에 비해 조금 관대한 것 같다. 특히나 라멘이 그렇다. 다수의 라멘 매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라멘 지로우'의 스프는 상당히 느끼한 편이다. 딸려 나오는 야채가 없으면 못 먹을 정도다. 그래서 '라멘 지로우'를 처음 방문하는 한국인이라면 그 느끼함에 질려, 맥주 생각이 간절하거나, 혹은 반도 못먹고 나올것이 뻔하다.
또한, 짠맛은 어떠한가. 쇼유(간장)를 베이스로한 '멘야무사시'의 라멘은 상당히 짠 편이다. 이 또한 처음 먹는 여행자라면 주방에 뜨거운 물을 주문해 스프에 넣던가, 그도 아니면 연신 물을 들이키며 짠 입을 달래야 할 것이다.
일본 음식은 밋밋하다는 속설에서 라멘은 예외다. 강하고 좀 더 자극적인 맛이 가게의 색깔이라고 여기는 부류도 많다. 이런 다양한 맛이 존재하기 때문에 라멘의 맛을 일률적으로 '이렇다'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먹는 사람의 입맛에 맞는 라멘과 그렇지 않은 라멘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