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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5 나고야 도쿄 도야마 10

한일커플의 일본여행11 - 우리는 소꿉놀이 중입니다

비행기는 12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2주간의 일본여행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다. 비행기에서도 그리고 집에 가는 버스에서도 내내 잠에 빠져 있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의도적으로 잠에 빠지려고 안간힘을 썼다. 나름대로 마키의 가족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인지, 머릿속에 생각이 많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의 고리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다. '첫술에 배부르랴'라고 위안도 해보지만 마음이 그렇게 가볍지가 못하다. 생각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결과야 어떻든 앞으로 우리의 삶을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정리를 했다. 물걸레로 바닥도 쓱쓱 닦고, 화장실에 핀 곰팡이도 제거하고, 빈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근처 시장에 가서 장도 봤다. 무엇인가 ..

한일커플 일본여행10 - 한국은 살기 안전한 곳 입니다.

▲ 도야마 인근 해변. 우중충한 하늘. 심란한 우리의 마음. 6시쯤 알펜루트에서 돌아왔습니다. 한여름에 만끽하는 설원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약간 추위에 몸을 떨었더니 집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따뜻한 아랫목 생각이 말입니다. 한겨울에 온돌이 이렇게 그리울 때도 있네요.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마키 가족들과 함께 텔레비전도 보고 담소도 나누고 있었습니다. 주위의 눈치를 계속 살피던 마키는 가족들에게 잠시 모여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앞으로의 우리 삶에 대한 토론을 위해서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마키의 몫입니다. 제가 일본어를 못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마키가 이야기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이제까지 만남에서부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까지. 식사하기 전에 마키는 내게 30분이면 끝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

한일커플 일본여행9 - 설산 다테야마

▲ 일본식 아침 식사. 삼겹살을 계란에 부친 것이 이채롭다. 마키 가족의 환대 속에서 하루가 지났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시기 때문에 벌써 출근을 하신듯합니다. 할머니만 거실에 조용히 앉아 계십니다. 어머니는 바쁘신 와중에 아침을 준비해 놓고 가셨습니다. 삼겹살 계란 지짐, 생선 맛 나는 어묵과 무절임. 가정식 백반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난 한일커플 일본여행기 ①그녀는 에이리언 ②야동을 보시겠다고요? ③무서운 일본 노숙자 ④일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다 ⑤신주쿠 서서먹는 스시 ⑥책 한권이 천원이라구요? ⑦크레이프 먹으러 일본 왔습니다 ⑧한방을 쓰라구요? 오늘의 목적지는 일본 3대 명산 중 하나인 다테야마(立山). 그 중에서도 해발 2,400m에 있는 무로도 고원입니다...

한일커플 일본여행8 - 한방을 쓰라구요?

▲ 오츠키역. 신주쿠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가는 도중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도야마는 마키의 집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 도야마로 떠날 때가 됐습니다. 여행을 떠난 지 6일째 이제 마키의 집을 방문할 시간입니다. 지난 한일커플 일본여행기 ①그녀는 에이리언 ②야동을 보시겠다고요? ③무서운 일본 노숙자 ④일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다 ⑤신주쿠 서서먹는 스시 ⑥책 한권이 천원이라구요? ⑦크레이프 먹으러 일본 왔습니다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오전 중에 도쿄 인근에 살고 있는 마키의 남동생을 만나 같이 도야마로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신주쿠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반이 걸려 간 곳은 '야마나시'에 있는 '오츠키(大月, Otsuki)'. 근처에 후지산이 있어서 그런지 산간마을 분위기가 ..

한일커플 일본여행7 - 크레이프 먹으러 일본 왔습니다.

▲ 좌측이 태국산 드링크류. 가장 유명한 상표는 중앙에 있는 '엠로이하십'. 맛도 색깔도 한국의 '박카스'와 비슷합니다. 우측은 일본의 '박카스'. '부채표'가 아니라 '독수리표' 이더군요. 어딜가나 발견되는 비슷하거나 닮은 것들. 여행을 시작한 지 벌써 4일이 지났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내일이면 바로 마키의 집이 있는 도야마로 이동하네요. 사실 조금 불안합니다. 마키는 그럴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쉽지 않네요. 일본어를 못하는 것도 나의 이런 불안심리를 부채질하는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걱정부터 드니 말입니다. 얼굴 생김새라든지 피부색깔이라든지 일본과 한국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물론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새를 통해서 일본인과 한국인을 구별할 수도 ..

한일커플 일본 여행6 - 책 한 권이 1,000원이라구요?

▲ 아메요코 시장. 다양한 주전부리와 해산물, 과일 등을 구경할 수 있는 곳. 어느 나라를 가든지 해당 국가의 언어를 알면 많은 이점이 있다.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도 용이하고 길을 찾기도 쉽다. 그래서 여행을 떠날 때는 간단한 인사말 정도와 길 물어보기 정도는 준비하는 편이다. 물론 잘 알아듣지 못해도 말이다. 요번 일본 여행에서는 그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내가 마키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마키의 차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귀차니즘'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도 이유. 어디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비록 간단한 인사말 정도라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일커플 일본여행기 ①그녀는 에이리언 ②야동을 보시겠다고요? ③무서운..

한일커플 일본 여행5 - 신주쿠 서서먹는 스시~

그녀를 만난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우연찮게 길에서 만난 후 아직까지 그 만남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인생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우연성이 가져다 주는 필연' 정도로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마키와의 만남을 지속하면서는 인연이라는 것에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연성에 기초한 우리의 만남을 지속시켜주는 그 인연에 대해서 말이죠. 오전에 대사관에서 비자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숙소에 3시에 도착했습니다. 나고야에서 묵었던 비지니스 호텔과 비슷하더군요. 리모콘에 성인 영화를 볼 수 있는 것까지 똑같았습니다. 조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주방도구가 갖추어진 것 정도 빼고 말이죠. ----------------..

한일커플 일본 여행4 - 일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다~

▲ 새벽 5시 동경 신주쿠역.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다. 전날 10시에 출발한 야간 버스는 도쿄 신쥬쿠역 인근에 4시 30분에 도착했다. 중간에 2번이나 휴게소에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예정시간 보다 무려 2시간이나 이르다. 넘쳐나는 짐들, 피곤한 몸. ▲ 코인락커. 9,000원에 짐을 맡기다. 슈트케이스2개, 백팩 1.그래도 너무 비싸다. 호텔 체크인 시간이 오후 3시 이기에 우선 짐을 코인락커에 맡기고 돌아다니기로 결정했다. 버스 내린 곳을 지나 조금만 걸으니 바로 신주쿠역이다. 가까스로 코인락커를 찾아 짐을 맡기려는데 너무 비싸다. 일반 백팩은 이,삼백엔이면 가능한데, 카메라 가방을 가지고 간다고 해도 짐이 3개나 되서 좀더 큰 것을 빌려야 한다. 그 중 가장 큰 걸 골랐다. 900엔. ..

한일커플 일본 여행3 - 무서운 일본 노숙자

▲ 숙소 인근 공원.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오신 분들이 많다. 애완동물의 천국 일본~ 여행지 마다 자주 가는 곳이 있다. 주로 현지인들의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원이나 바삐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마천루 빌딩 숲, 서민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시장 등이 바로 그곳이다. 그 중 공원을 가보면 삶의 만족까지는 아니어도, 현지인들이 얼마만큼 행복감을 느끼면 사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 호텔에서 체크아웃 해야 하는 시각은 10시다. 체크인이 오후 4시니까 대충 18시간 동안만 투숙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체크인과 체크아웃이 거의 12시에서 1시 사이에 유동성 있게 이루어지는 것에 반해, 일본에서는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칼같이 지킨다. 일찍 왔다고 방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시간까지 기다..

한일커플 일본여행1 - 그녀는 에이리언~

▲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여행이었다. 공식적으로 처음 마키 집에 방문하는 것이였고, 또한 일본 첫 방문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여행은 삐거덕거렸다. 한 달 전에 예약한 인천-도쿄행 비행기는 성수기 여행객들이 붐비는 탓에 대기 명단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결국에 확보한 티켓은 인천-나고야행 ANA. 결국에는 처음 일정에서 변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용하고 편하게 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몸이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일정은 한정되어 있고, 방문해야 할 지역은 늘어났으니 말이다. ANA 인천-나고야 행 비행기는 일본에서 출발하는 고객을 위한 비행기였다. 인천-나고야 출발 시간이 오후 6시 30분, 나고야-인천이 오전 10시 30분. 도착 날은 바로 호텔로 잠자러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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