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LIFE

할머니의 죽음!

도꾸리 2010. 6. 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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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일이다. 처가댁에서 전화가 왔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며칠전에 장모님께서 할머니가 위독하시다고, 그러니 마음 준비하라고, 전화를 주신 적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의 죽음을 전하는 전화. 아내는 장모님과의 통화 내내 울음을 감추지 못했고,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모르는 하루는 방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우희 결혼을 가장 반대하셨던 분, 하지만 하루가 태어나고서는 가족모임 때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 주셨던 분이기도하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나는 무엇인가를 입에 잔뜩 넣고 있었다. 젤리였는데 물컹한 무엇인가가 입에서 나올뻔했다. 물컹한 무엇인가가 젤리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

할머니는 올해 80세가 넘으셨다. 누구는 '그만하면 장수하셨네'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사실 떠나보내는 입장에서는 사실 그렇지가 않다. 왠지 모르게 아득한, 그 먼 곳으로 떠난다고 생각하면 눈시울이 앞을 가린다.

아내의 경우 이래저래 할머니 추억이 많은 것 같다. 붉게 물든 눈가에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생각한 대로 안 된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갑작스런 죽음앞에서면 인간의 나약함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허망함이라고나 할까, 쓸데 없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이다.

오늘 저녁 처가댁이 있는 도야마에 간다. 1살 된 하루와 눈가가 붉게 물든 아내를 데리고, 무거운 마음을 들고 간다.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질려나?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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