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아시아나, 거꾸로 가는 마일리지 정책!

도꾸리 2008. 12. 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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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에 일본으로 귀국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일본에서 필요한 물건을 많이 산 편이라 가져갈 물건이 제법 되더군요. 공항 티켓팅 할 때 무게를 달아보니 기내에 가져간 여러권의 책과 노트북을 제외하더라도 31kg이나 되더군요.

항공사별로 수화물로 보낼 수 있는 무게가 정해져 있습니다. 몇 시간 내의 단거리 노선의 이코모니석을 이용할 경우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20kg 정도는 무료 수화물로 보낼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25~30kg 정도까지는 당일 티켓팅 직원의 재량에 따라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많더군요. 내심 무료로 해주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추가요금을 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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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25kg을 넘긴 나머지 무게에 대해서 2000마일리지를 깐다고 하더군요. 일순간 당황했습니다. 2000 마일리지가 어느 정도 많은 양인지 구분이 안갔기 때문이죠. 그리고 하마터면 그러자고 할 뻔 했습니다.

처음에는 직원에게 조금 봐줄수 없냐고 이야기했어요. 다른 항공기를 많이 이용했지만 30kg에 오버차지 낸 적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지요. 그랬더니 자신의 명찰(과장이라고 적힌)을 보여주면서 본인이 여기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그런 경우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말하니 할말이 없더군요. 오버차지에 대한 비용을 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도쿄와 인천 왕복시 아시아나 이코너미를 이용할 때 마일리지가 얼마나 적립되냐고. 직원은 1000마일리지가 조금 넘게 적립된다고 하더군요. 그럼 오버차지에 대한 요금은 얼마냐고 물어봤어요. 3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더군요. 도쿄 왕복 항공권이 40만원 정도 하니 40만원에 1000마일리지 적립해주면서, 3만원 어치의 오버차지에 대해서는 2000 마일리지를 차감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직원은 계속해서 마일리지를 차감하자고 재촉하더군요. 대부분의 손님은 마일리지로 오버차지를 지불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그 말에 저도 하마터면 그러자고 할 뻔 했습니다.

인천과 도쿄 2번 왕복하는 비용인 80만원 정도 투자하면 2000 마일리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일리지 삭감할 때는 아주 적은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마일리지를 없애더군요. 3만원어치 오버차지 내는데 2000 마일리지를 삭감한다고 했으니 말이죠. 즉, 고객에게 1마일리지를 400원에 팔면서, 재구입(오버차지 비용 납부)할 때는 1마일리지를 15원에 구입하겠다는 이야기. 마일리지에 대한 복합적인 원가 구성이  있을테니 이처럼 산술적인 평가는 무의미할지 몰라도, 무려 25배가 넘는 장사를 하고 있네요. 비싸게 팔고 싸게 구입하는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정책,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혹시 아시아나에서 전사적으로 캠페인이라도 걸렸나요? 손님 마일지리 삭감 캠페인 같은거 말이죠. 어차피 항공사의 입장에서야 마일리지가 부채적 성격이 짙을테니 기름값도 비싸겠다 이틈을 통해 오버차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세울겸 말이죠. 그 과장님 혼자만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열성적인 모습이더군요. 이렇게 열심히 손님들 마일리지 차감한 직원들 나중에 통계뽑아 시상도 하고 인사고가에 반영도 하겠죠? 오버차지에 대한 요금을 2000마일리지로 꼭 받아내겠다는 그 분의 열정적인 모습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또한, 이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에게 한 번이라도 2000 마일리지가 어느 정도의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환기시켜주었더라면, 또한 2000마일리지 대신 3만원을 내도 된다는 이야기를 물어보기 전에 해주었더라면, 이렇게 글을 쓰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아시아나님! 고객은 말이죠, 아주 작은 행동에 감동한답니다. 아시아나님이 어떤 마일리지 정책을 펼치는 것은 자유입니다. 다만, 마일리지 정책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먼저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과장이라고 적힌 명찰을 보여주며 3만원 대신에 무작정 2000마일 차감하겠다는 태도가 씁쓸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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