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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기차 탈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에키벤을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에키벤(駅弁当)은, 역(駅)에서 파는 벤토(弁当)를 말한다.
역에서 도시락 파는 것이야 일본이 아니더라도
한국, 중국,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에키벤은 다르다.
에키벤의 종류와 갯수가 다르며,
일종의 문화적인 현상처럼 기차를 타면 의례 에키벤을 먹는 풍습도 다르다.
1885년 우츠노미야역에서 처음 팔기 시작했다는 에키벤.
일본에서 판매되는 에키벤의 종류는,
일본 전역의 역 갯수와 같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에키벤을 볼 수 있다.
파는 종류도 다양하여,
해당 역의 이름을 딴 에키벤 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의 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벤토는 기본이고,
스시에서부터 카츠산도(돈카츠가 들어간 샌드위치)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신깐센 타기 위해 갔던 도쿄 우에노역.
역시나 우에노역 이름을 딴 에키벤이 있었다.
우에노 한정 도시락!!!
포장지에 사이고 타카모리와 그의 애견 그림도 있었다.
우에노 공원의 상징 사이고 타카모리는
도쿠가와 막부를 종결시키고 메이지정부로의 왕정복고에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인물 중 한 명.
머, 우리에게야 조선침략의 정당성을 주장한 정한론 때문에 미운 털이 박힌 인물.
내가 산 2단 도시락.
난, 무조건 큰 것이나 많이 든 것을 좋아한다.
포장지에는 1단과 2단에 각각 어떤 반찬이 들어 있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소비기간이 딸랑 13시간 밖에 안된다.
아침 8시에 만들어서 그날 저녁 9시가 되기 전에 팔아야 한다.
에키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본 도시락에는 이렇게 소비기간이 분명히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소비기간이 넘으면 가차없이 버린다.
아는 동생이 편의점에서 일하는데,
어느날 소비 기간이 몇 시간 지난 음식을 가져가려다 점장에게 혼났다고 한다.
그거 먹고 탈나면 점장 책임이라고.
2단 에키벤을 펼친 모습.
반찬 종류가 무려 10가지가 넘는다.
편의점 일반 도시락에 비해 1.5배에서 2배 정도 비싼 편이지만,
그 만큼 맛도 있고,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일본 사람과 산다고 집에서 일본 요리만 해먹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워낙에 일본 사람들 간편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아내가 돈카츠 저녁에 만들어 먹는다고 하면,
대부분 퇴근할 때 슈퍼에서 튀겨진 돈카츠 사오곤 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일본 음식은 정말로 10 손가락에 꼽을 정도.
에키벤의 반찬은 대부분 먹어보지 못한 것들.
닭똥집을 간장으로 조린 것도 있고,
말랑말랑한 이모, 새우와 게 튀김, 가지조림 등 다양한 반찬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하단에는 밥과 츠케모노(절임음식) 종류가 있었다.
토마토 츠케모노 이날 처음 먹어봤다.
도시락 아니라 무슨 창작요리 같은 느낌이!!!
아내가 산 에키벤, 토리메시.
역시, 양을 중시하는 나와는 틀리다.
그리고, 에키벤 상자에는 역시나 속 내용물과 소비기간이 적혀 있었다.
내 에키벤과 마찬가지로 상자에 소비기간이 적혀 있다.
아내 도시락은 내 도시락보다 소비기간이 더 긴 17시간.
아무래도 들어간 내용물에 따라 조금씩 틀려지는 것 같다.
쫄깃쫄깃한 닭고기 살이 맛있었던 아내 도시락.
반찬 종류는 조금 빈약했지만, 닭 하나로 커버가 될 듯 하다.
지금 일본 여행을 떠난다구요?
역에서 에키벤을 사먹는 것은 어떨까요!
여행의 재미가 좀 더 풍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말이죠!!
<다른 일본 이야기>
라면 한 그릇이 7천원이야?
일본 가정식, 처가댁에서 먹은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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