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문화

역에서 파는 벤토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에키벤 이야기

도꾸리 2008. 10. 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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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기차 탈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에키벤을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에키벤(駅弁当)은, 역(駅)에서 파는 벤토(弁当)를 말한다.

역에서 도시락 파는 것이야 일본이 아니더라도

한국, 중국,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에키벤은 다르다.

에키벤의 종류와 갯수가 다르며,

일종의 문화적인 현상처럼 기차를 타면 의례 에키벤을 먹는 풍습도 다르다.



1885년 우츠노미야역에서 처음 팔기 시작했다는 에키벤.

일본에서 판매되는 에키벤의 종류는,

일본 전역의 역 갯수와 같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에키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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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일본에서는 역에 가면 에키벤을 파는 매장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파는 종류도 다양하여,

해당 역의 이름을 딴 에키벤 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의 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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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벤토는 기본이고,

스시에서부터 카츠산도(돈카츠가 들어간 샌드위치)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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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깐센 타기 위해 갔던 도쿄 우에노역.

역시나 우에노역 이름을 딴 에키벤이 있었다.

우에노 한정 도시락!!!


포장지에 사이고 타카모리와 그의 애견 그림도 있었다.

우에노 공원의 상징 사이고 타카모리

도쿠가와 막부를 종결시키고 메이지정부로의 왕정복고에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인물 중 한 명.

머, 우리에게야 조선침략의 정당성을 주장한 정한론 때문에 미운 털이 박힌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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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2단 도시락.

난, 무조건 큰 것이나 많이 든 것을 좋아한다.

포장지에는 1단과 2단에 각각 어떤 반찬이 들어 있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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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기간이 딸랑 13시간 밖에 안된다.

아침 8시에 만들어서 그날 저녁 9시가 되기 전에 팔아야 한다.

에키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본 도시락에는 이렇게 소비기간이 분명히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소비기간이 넘으면 가차없이 버린다.


아는 동생이 편의점에서 일하는데,

어느날 소비 기간이 몇 시간 지난 음식을 가져가려다 점장에게 혼났다고 한다.

그거 먹고 탈나면 점장 책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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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 에키벤을 펼친 모습.

반찬 종류가 무려 10가지가 넘는다.

편의점 일반 도시락에 비해 1.5배에서 2배 정도 비싼 편이지만,

그 만큼 맛도 있고,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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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과 산다고 집에서 일본 요리만 해먹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워낙에 일본 사람들 간편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아내가 돈카츠 저녁에 만들어 먹는다고 하면,

대부분 퇴근할 때 슈퍼에서 튀겨진 돈카츠 사오곤 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일본 음식은 정말로 10 손가락에 꼽을 정도.


에키벤의 반찬은 대부분 먹어보지 못한 것들.

닭똥집을 간장으로 조린 것도 있고,

말랑말랑한 이모, 새우와 게 튀김, 가지조림 등 다양한 반찬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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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에는 밥과 츠케모노(절임음식) 종류가 있었다.

토마토 츠케모노 이날 처음 먹어봤다.

도시락 아니라 무슨 창작요리 같은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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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산 에키벤, 토리메시.

역시, 양을 중시하는 나와는 틀리다.

그리고, 에키벤 상자에는 역시나 속 내용물과 소비기간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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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에키벤과 마찬가지로 상자에 소비기간이 적혀 있다.

아내 도시락은 내 도시락보다 소비기간이 더 긴 17시간.

아무래도 들어간 내용물에 따라 조금씩 틀려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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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한 닭고기 살이 맛있었던 아내 도시락.

반찬 종류는 조금 빈약했지만, 닭 하나로 커버가 될 듯 하다.



지금 일본 여행을 떠난다구요?

역에서 에키벤을 사먹는 것은 어떨까요!

여행의 재미가 좀 더 풍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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