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문화

광고, eco를 말하다 - 일본의 친환경 산업

도꾸리 2008. 12. 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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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대책 방안 강구에 대한 일본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2005년 발효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규약의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to 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에 따라 일본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6가지 가스를 감축할 것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012년까지 캐나다,헝가리,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자국 배출량의 6%를 감축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이러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 중이다. 정부는 친환경 산업 구축에 관련된 여러 시책을 내놓고 있으며, 민간 또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생활 속에서 환경오염과 에너지 소비를 줄일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민간단체의 활동은 지역단위의 모임이나 인터넷을 통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코라이프(ECO LIFE)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는 듯한 인상이다. 얼마 전에 아내가 반상회에서 받아온 홍보물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다양한 에너지 절약 방법과 그에 따른 효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얼마전 일본에서 선보였던 TV CM의 내용이다. 중년의 아버지와 교복을 입은 딸이 함께 걸으며 이야기한다. "오늘 어디가세요? 신칸센으로 오사카에 간다. 에코 출장이에요? 그래." 그리고 딸에게 셔츠를 보이며 이렇게 물어본다. "이 셔츠 어때? 음~ 에코니까 멋져요! 그래? 하하하!" . 그리고 나서 밝은 목소리의 나래이션이 들린다. "출장은 신칸센으로. 이것도 한 가지 에코입니다."

신칸센을 운영하고 있는 JR(Japan Railway)의 최근 광고다. 신칸센을 이용하는 것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양을 줄일 수 있는 에코라이프의 한 방법임을 내세운 CM. 방영 초기 이 광고에 대한 비판도 많았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에코라이프를 조명했다는 것에 일단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생활 속에서 에코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는 예를 제시했으니 말이다.

일본의 교통 에콜로지, 모빌러티 재단(交通エコロジー・モビリティ財団)의 교통과 환경 2007년도 통계치에 따르면 운송수단별 CO2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은 자가용 자동차로 전체의 48.9%를 차지하고 있다. 화물차까지 포함하면 전체 운송수단별 CO2 배출량의 87.7%가 자동차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항공이 4.2%, 철도가 3.0%를 차지한다고 하니, JR의 이러한 CM이 단순히 시류에 편승한 광고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하다.

또한, 단순히 에코라이프를 에너지 소비 감축, CO2 배출량 감소 등의 개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에코=멋진 것'이라는 개념으로 승화시킨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이는 CM중 셔츠를 가리키며 "에코니까 멋져요"라는 부분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또 다른 에코 광고를 보자. 여기에서는 에코 가라스(유리)를 쓰자고 호소하고 있다. 한 여자 연예인이 나와 노래를 부른다. " 자, 지금부터 알려드릴께요. 열을 차단하면 CO2를 얼마 만큼 감소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나래이션과 함께 자막이 보여진다. "열을 완전히 차단하는 에코 가라스입니다. 너도밤나무 25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CO2 감축효과가 있어요. 미국 주택의 48%, 핀란드와 오스트리아는 60%가 이미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 CM은 여름용과 겨울용으로 제작되어 각각 방영되고 있다. 여름 광고가 밖에서 들어오는 열을 차단하는 것에 촛점을 맞췄다면, 겨울 CM은 집안 내부 열의 유출 방지에 광고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둘 모두 얼마만큼 열을 효율적으로 차단 또는 보전하는 것을 통해 실생활에서 쉽게 에코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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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형 마트에 갔다. 입구 한쪽에 세제용품이 잔뜩 쌓여 있다. 여러 세제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제품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세제로 유명한 라이온(LION)사의 톱( トップ)이라는 제품으로, 해당 제품을 사용할 경우 얼마 만큼 환경보호에 도움을 주는지를 설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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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렇다. 1.1kg의  자사 세제를 이용할 경우 슈퍼에서 사용하는 비닐봉투 21매 정도 분량의 CO2 감축 효과가 있다는 것. 또한,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1년치 CO2 감소량이 2리터 펫트병 4,800여 개와 맞먹는 양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라이온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내용으로는 톱 제품은 대기 중 CO2 증가를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는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던 1990년에 만들어진 제품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7%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CO2 감소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덕택으로, 라이온사는 2007년 '제 16회 지구환경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얻게 되었다. 톱의 예가 보여주듯 이산화탄소 감소를 위한 기업의 다양한 노력이 제품의 인지도나 흥행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 명성 또한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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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으로 유명한 도쿄의 분쿄구(文京区) 일대를 걷고 있을 때다. 모퉁이를 지나자 음료 자판기가 보인다. 목도 축일 겸 해서 음료수를 뽑아 마시고 있는데, 자판기 옆에 정체불명의 기계가 눈에 띈다. 구불구불 주황색 주입기가 달린 모습이 주유소의 그것과 비슷하다. 자세히 보니 자전거 전용 공기 주입기계라고 적혀 있었다. 일본의 여느 물건처럼 자세하게 그 사용법이 한쪽에 적혀져 있음은 물론이다.

공기 주입기가 놀라운 것은 이것이 태양광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라는 것. 즉, 햇빛만 있으면 언제나 자전거에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계는 음료자판기 위의 태양광 집적판과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비이산화탄소 발생 에너지인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기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타기에 필요한 기계인 것이다. 이거야 말로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친환경산업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도쿄의 JR 토호쿠센의 오지역 인근 공원이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운동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공원 입구에는 풍력과 태양광 집적판이 세워져 있다. 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당일 태양광의 강도나 바람의 세기에 의해 얼마 만큼의 전기가 생산되는지를 보여주는 계기판도 함께 세워져 있다. 실제로 풍력과 태양광에 의해 생산된 전기는 공원 내에 설치되어 있는 가로등에 제공되어 어두운 저녁을 밝혀준다. 공원을 찾은 아이들에게는 풍력과 태양열에 대한 교육적 의미, 그리고 축척된 전력은 공원 자체적으로 사용된다고 하니, 이 또한 친환경 산업의 서민의 삶에 파고든 예라 할 수 있겠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친환경 산업이라는 것을 단순히 개념적으로 알고 지내는 것을 떠나, 일본에서는 서민의 삶에 깊숙이 파고든 것을 확인했다. TV 속 CM이나 쇼핑센터의 제품을 통해서도 이제는 친환경, 그리고 ECO라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실제 생활 속에서 에코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실천의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TV나 언론 매체를 통해 교토의정서에 합의한 내용의 몇 프로를 달성했다든지에 대한 기사는 보이고 있지 않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 산업이 생활 속에 깊숙이 녹아 있는 것을 보니,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일본의 목표치 달성이 그다지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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