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둔 이후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아졌어요. 점심 먹고 산책 다녀올 때나 저녁시간이 특히 그렇답니다. 대화할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이 생기는듯.
아내와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어요. 아내가 갑자기 궁금하다는 듯한 묘한 얼굴을 하더군요. 물어보고는 싶은데, 혹시 민폐 끼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바로 그 얼굴. 그래서 제가 먼저 물어봤어요, 무슨 일 있냐고. 아내가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산책하는 코스가 거의 정해져 있어요. 주택가를 지나 인근 산까지 다녀온다는. 아내는 매일 똑같은 코스의 길을 걷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바로 세탁소 이름. 산책 하는 코스에 몇 곳의 세탁소가 있는데, 세탁소 간판에는 어김없이 컴퓨터란 이름이 붙어 있다는거에요. 부부 컴퓨터 세탁, 목동 컴퓨터 세탁, 머 이런식으로 말이죠. 겉 모양을 봐서는 세탁소인데, 왜 컴퓨터란 단어를 썻는지 모르겠다고.
일본에는 일반적으로 도라이크리닝구(ドライクリーニング)나 코인란도리(コインランドリー)가 있어요. 도라이크리닝구는 집에서 처리할 수 없는 옷의 세탁, 수선 등을 주로 하는 곳. 코인란도리는 무인점포로 기계에 동전을 넣어 세탁, 건조 등을 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답니다. 이런 코인란도리와 도라이크리닝구에 익숙한 아내에게 컴퓨터 세탁이란 말 자체가 생소하게 들렸던것 같아요.
아내의 질문에 갑자기 할 말을 잃어버린 나. 아내 말대로 컴퓨터화된(computerized) 세탁인지, 아니면 기계화된(mechanized) 세탁인지, 이도 아니면 자동화된(automated) 세탁인지 관심 조차 없었네요.
산책에서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 해봤어요. 과연 아내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한 그것에 대한 댓글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 결과는? 사진 처럼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네요. 아내의 호기심 천국,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합니다. 묘한 엉뚱함이 있는 아내, 그녀가 있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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