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주로 저녁 10시 정도에 자서 다음날 6시 정도면 일어난다. 하루가 태어나면서 아내와 내 일상이 하루에 길들여졌다. 하루가 자면 함께 자고, 깨면 함께 일어난다.
여행을 가면 이상하게 눈이 일찍 떠진다. 신기하다. 특별히 자명종을 맞춘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것도 전날 늦게 잠을 자도, 아침 일어나는 시각은 변함없이 5시 정도다. 아무래도 여행이 주는 묘한 흥분때문 인 것 같다.
제주올레, 길에서 인생을 만나다!
제주도에서 일출을 봤다. 해비치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1층 레스토랑에 갔다. 밥 먹는 것에 열중이어야 할 모두가 이상하게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수평선 저쪽 너머에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었다. 그것도 수평선에 걸치 태양을 말이다. 한동안 나도 말없이 일출을 지켜봤다.
다음날 아침에는 일출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갔다. 해비치호텔 앞은 올레길과 연결되어 있다. 바다와 마주한 올레길을 새벽녘에 걷는 기분이 남달랐다.
수평선에 걸친 일출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구름 때문에 수평선에 걸친 태양 보기가 현지 제주도 주민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전날 사진을 1장 밖에 안 찍어 놓았다. 어찌나 후회되던지....
구름 너머 빼곡히 얼굴을 내민 태양을 보기 위해 그렇게 30분을 기다렸다. 수평선 너머에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태양,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일출을 보기 위해 30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드라마 IRIS 촬영지로 유명한 등대. 흑백사진으로 찍어보니 모노톤이 주는 추억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일출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와야 겠다는 생각은, 비단 나만했던 것이 아니었다. 해비치호텔 앞 올레길과 연결된 길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길에서 만난 인생, 가벼운 인사 한 마디에 쉽게 서로의 흉금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해는 떠오르고 있었고, 주변은 밝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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