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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여행이었다. 공식적으로 처음 마키 집에 방문하는 것이였고, 또한 일본 첫 방문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여행은 삐거덕거렸다. 한 달 전에 예약한 인천-도쿄행 비행기는 성수기 여행객들이 붐비는 탓에 대기 명단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결국에 확보한 티켓은 인천-나고야행 ANA.

결국에는 처음 일정에서 변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용하고 편하게 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몸이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일정은 한정되어 있고, 방문해야 할 지역은 늘어났으니 말이다.

ANA 인천-나고야 행 비행기는 일본에서 출발하는 고객을 위한 비행기였다. 인천-나고야 출발 시간이 오후 6시 30분, 나고야-인천이 오전 10시 30분. 도착 날은 바로 호텔로 잠자러 가야하고, 돌아오는 날에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돌아와야 했다. 앞뒤로 하루씩 손해보고 떠나는 여행.

떠나는 당일까지 짐 정리를 하지 못했다. 10일간 집을 비우기 때문에 점검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냉장고의 음식부터 만약을 대비한 방범 대책까지…. 온갖 것들로 복잡한 머리 속….

짐을 최대한 간단하게 해도 부피가 상당했다. 마키 가족을 위한 선물에서부터 일본에 머물면서 입어야할 옷가지, 신발까지. 각자 끌고 갈 슈트케이스, 카메라 가방에 백팩까지 전부 네 곳에 나누어서야 겨우 다 쌀 수 있었다.

집 앞에서 603번 공항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4시 30분. 2시간이나 이르다. 우선 보딩체크를 하고,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매번 하는 과정이지만 그때마다 실수는 안하는지, 빼먹은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고, 또 챙긴다. 물론 이번에는 나를 대신해서 챙겨줄 사람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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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버거킹 매장에서


출국하면서 항상 들르는 곳이 있다. 시간이 없든 있든 상관하지 않고 가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버거킹. 시내의 매장보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햄버거의 맛이 틀리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인들도 많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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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고야 공항 입국심사장 앞에 서있는 마키


보딩타임을 1시간 정도 남겨두고 입국심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평일 저녁시간이여서 그런지 주위는 한산한 편. 엑스레이를 통과하고 검사를 받고…. 여기까지는 그녀와 함께였다. 입국검사장에서는 다른 길(?)을 걷게 됐지만….

외국인인 그녀… 에이리언….

'일본이냐 한국이냐'에 따라 나누어지는 우리의 위치. 그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삶의 불편함…. 우리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국인으로써 갖게 되는 자국민의 이익에 대해서 별로 고민해 보지 않았던 나에게 좋은 경험인 듯. 또 외국인으로써 한국에 살기위해서 얼마나 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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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고야행 ANA 비행기 내부 모습

비행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작았다. 이제까지 탔던 비행기는 주로 좌우로 각각 세 좌석이 있고, 가운데에 네댓 좌석이 있는 기종이었는데, 나고야행 ANA 비행기는 가운데를 기점으로 좌우로 각각 세 좌석 밖에 없다. 기체가 작으니까 왠지 불안한 마음이… 고작 1시간 40분간의 비행이지만 말이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기내 안내방송 후 얼마 있다가 기체가 이룩했다. 며칠 후면 마키의 가족과 만난다는 설렘, 기다림… 또 한편으로는 '그들의 눈에서 벗어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만감의 교차… 머릿속이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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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창을 통해서 바라본 풍경.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장관이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구름 조각들과 해질녁 어스름이 빚어낸 장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비행기가 안정고도에 이르기까지 마키는 계속 '터뷸런스(turbulence)'를 외쳤다. 갑자기 악몽이 떠오른다고. 홍콩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에서 난기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듯.

좌우로 요동치는 기체, 소란스러운 기내…. 혼자서 그런 고생을 하며 한국에 나를 만나러 온 여자다. 마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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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내 잡지에 나와있는 배용준 사진. 왠지 느끼하다.


앞좌석 뒷부분에 있는 기내잡지를 뽑아들었다. 어떤 내용이 있는지도 궁금했고, 일본 잡지의 야함을 익히 알고 있는 '도꾸리'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물론 내 상상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다양한 상품 광고와 현지 여행지 소개. 그 중에서 배용준 사진을 발견했다.

"마키~ 여기 머라고 쓰여 있어?"
"Shall we meet at the lotte duty free shop~"

왠지 배용준에게서 느끼함을 느낀다. 이런 컨셉트로 가야 마키 가족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인지… 잠깐 고민했다. 뭐 결론은 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으로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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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내식으로 나온 샌드위치. 버거킹이 더 맛있는듯...

비행기에서 먹는 식사는 언제나 기다려지게 된다. 원체 먹성이 좋던 나였기에, 해외에 나갈 때면 기내식으로 무엇이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해 했기 때문인듯…. 하지만 결과는 실망. 아무리 1시간 40분간의 비행이지만, 25만원짜리 비행기이지만, 딸랑 샌드위치 하나라니.

도깨비 투어로 동경에 다녀온 친구들이 기내식 사진보고 너무 안 좋다고 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그것보다 더 후진(?) 기내식….

어쩌면 공항에서 먹은 버거킹이 내 입맛을 버려놨을 수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버거킹 햄버거를 먹고 나니, 기내식으로 나온 샌드위치가 눈에 안 들어왔던 듯….

마키는는 난기류 때문인지 기내식에 손도 안 댄다. 나도 안 먹는 기내식을 계속 마키에게 권해본다. 조금이라도 먹으라고.

무슨 죽을병에 결린 것도 아닌데, 난 항상 이렇게 진지하게 그녀에게 다가선다. 물론 그런 점(물론 한국 남자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자상함)이 좋아서 나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커플에 비해 극복해야할 문제꺼리가 더 있었다. 국가, 민족성, 언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를 통한 서로간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자상하게, 조금 더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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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고야 공항 입국심사장 가는 길에 붙어 있던 광고판. 와사비로 상징되는 일본.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붐비던 모습. 재밌다.

비행기는 8시가 조금 넘어서야 나고야에 도착했다. 입국심사장으로 가는 길에 벽 한 편에 광고판이 있었다. "Taste WASABI, taste Japan~"

일본 땅에 도착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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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국 심사대를 나와 공항으로 나가는 출구 앞에서. 이곳만 나가면 일본이다.


출국 심사를 끝나고 나가는 길…. 이 곳만 벗어나면 일본이다. 내가 1년간이나 오려고 했던 바로 그곳. 나의 앞으로의 모습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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