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04년~08년)

한일커플 - 똥꼬로 위기를 모면하다

도꾸리 2008. 1.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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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에서 마키를 만나고 나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똥꼬' 사건. 바로 남녀 사이 설명하기 쑥스러운 '똥꼬'라는 표현을 설명하려다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똥꼬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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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마이 인근에서 사먹은 빠똥꼬.
동시에 중국어와 태국어가 쓰여 있는 것이 이채롭다

타이에서는 아침으로 우리의 꽈배기처럼 생긴 것을 자주 먹어요. 이를 '빠똥꼬'라고 부른답니다. 밀가루를 찰지게 반죽하고, 이를 얇게 펴서 직사각형 형태로 만들어요. 그런 후 알루미늄 조각을 이용해 손가락 크기만 하게 잘라낸 다음 두 개를 하나로 꽈배기처럼 만들어요. 이것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 내면 타이인들이 아침으로 즐겨 먹는 빠똥꼬가 된답니다.

또한, 여기에 콩국의 일종인 남떠후를 같이 먹어요. 여기서 태국어 '남'은 '물'을 뜻하고, '떠후'는 '두부'를 나타낸답니다.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두부 국물 정도. 실제로 콩을 불려 갈은 후에 촘촘한 천으로 걸러내면 비지와 콩국물이 걸러져 나오는데, 바로 이 콩국물을 이용해 만들어요.

남떠후에 설탕 시럽을 듬뿍 넣고, 옥수수 절임, 떡 절임, 보리쌀 절임, 콩 절임 같은 것들을 추가로 해서 빠똥꼬와 함께 먹으면 훌륭한 아침 식사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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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똥꼬와 남떠후. 그리운 중국의 맛

중국에도 이러한 타이의 빠똥꼬, 남떠후와 비슷한 음식이 있어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주로 먹는답니다. 빠똥꼬를 중국에서는 요우티아오(油条), 남떠후를 떠우지양(豆醬)이라고 불러요.

차이라고 한다고 해 봤자, 중국의 요우티아오가 빠똥꼬보다 더 크고, 떠우지양에는 남떠후에 들어가는 고명이 안 들어 간다는 것 정도. 타이인의 조상이 중국 남부에서 왔다고 하니 어차피 중국에서 전해내려 온 음식인것 같아요.

어느 날 평상시대로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가 빠똥꼬와 남떠후를 사왔답니다. 아침을 먹고 마키가 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갑자기 놈들(?)이 침공해 오기 시작했어요. 참을 수 없는 압박이 나의 똥꼬 주위 온 신경을 자극했고, 금방이라도 나올 것처럼 참을 수가 없었어요.

화장실 문을 통해서 들리는 것이라곤 샤워기를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마키의 콧노래. 금방이라도 쌀것 같은 이 상황을 어떡해서라도 마키에게 알려야 했답니다.


"마키~ 엉덩이에 있는 구멍을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
"엥?
"똥꼬라고 불러~. 빠똥꼬의 똥꼬와 같아."
"갑자기 왜 똥꼬 타령이야?"
"으...그 똥꼬에 변이 꽉 찼어. 못참겠어..."


그 다음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마키는 질겁을 하며 큰 수건으로 몸을 칭칭 감은 채 바로 나왔고, 그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네요. 태국어 빠똥꼬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느껴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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