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는 일본. 사진은 한 쇼핑센터 앞 자전거 주차장.
일본에 온 이후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전거 사용이 많아졌다는 것. 한국에서는 가까운 거리라도 버스나 전철을 이용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도시 곳곳으로의 연결도 편리했기 때문. 일본의 경우 대중교통 요금이 무척 비싼 편이다. 그래서 전철 1~2 정거장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면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운동삼아 걸어간다. 특히, 역에서 먼 곳에 사는 경우라면 출퇴근 시간에 자전거로 역까지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전동자전거. 앞뒤 아이를 태울 수 있는 전동자전거로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에 인기가 높다.
자전거 이용이 비교적 많은 일본, 최근들어 주목할 일이 생겼다. 바로 전기의 힘을 이용해 움직이는 전동자전거(電動自転車)를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 동네 슈퍼나 역 인근에 이러한 전동자전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유치원이나 보육원처럼 아이를 태운 자전거가 많은 곳에도 전동자전거를 볼 수 있었다. 전동자전거와 일반 자전거의 외관상 차이는 바로 충전 건전지의 유무. 사각형의 충전지가 자전거 의자 하단에 달려 있는 것이 바로 전동자전거다.
전동자전거의 정식 명칭은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電動アシスト自転車)’다. 전기의 힘을 이용해 자전거가 움직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전기 힘으로만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페달을 밟을 때의 인력과 전기의 힘이 함께 사용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정식 명칭에 ‘어시스트’란 표현이 들어간 것이다. 인력의 힘을 보충하기 위해 전기의 힘을 사용하는 자전거란 뜻이다.
이처럼 전기의 힘을 보조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페달을 밟을 때의 힘이 일반 자전거보다 적게 드는 것이 전동자전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를 태우거나 쇼핑 볼 일이 많은 가정주부, 그리고 노년층에게 전동자전거가 인기 있다. 물론, 최근들어서는 젊은층을 겨냥한 스포티한 디자인의 전동자전거도 속속들이 발매되고 있다.
▲길거리 곳곳에서 전동자전거를 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동자전거가 인기 있는 이유의 뒷면에는 정책적인 지원도 한 몫했다. 인력과 모터의 힘으로 움직이는 전동자전거,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시속 15km까지 모터와 인력의 사용 비율이 1:1이었다. 2008년 법령이 개정되면서 시속 10km까지 모터와 인력의 비율이 2:1로 변경되었다. 즉, 모터 사용이 더 늘어나게 되어 그만큼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전거가 움직이게 된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부나 노년층도 전동자전거를 이용하면 오르막길을 평지를 달리는 것과 다름 없이 달릴수 있게 되었다.
일본 정부가 전동자전거 관련 법을 개정한 이유는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최근들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에코붐과도 일맥상통. 정부의 이러한 친환경 산업 지원정책에 일반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운송업체중 한 곳은 배달 자동차의 일부를 전동자전거로 대체했다. 또한, 오사카의 한 은행에서는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용을 줄이고, 대신 전동자전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 전동자전거 사용만으로 해당 은행은 연간 4,700만엔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CO2 배출량도 기존에 비해 290만 톤이나 절감할 수 있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경비도 절감하고 환경에도 유익한, 말 그대로 일석이조 효과다.
또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동자전거 구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전동자전거 붐을 조성하는데 한 몫했다. 최근들어 가격이 저렴한 모델이 출시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전동자전거 한 대 장만하기 위해서는 대략1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가격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자치단체의 구입 보조금 정책. 실제로 카고시마나 후쿠이현의 경우 전동자전거 구입시 구입비용의 최대 1/3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관광 명소에서도 전동자전거 대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현재 카마쿠라나 교토와 같은 관광 명소에서 일정한 금액을 받고 전동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다.
CO2 감소와 경비절감 효과를 노리기 위한 일본의 전동자전거 붐. 일반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활동이 아닌가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100만원이라는 거금의 돈을 들여 전동자전거를 구입해야겠지만 말이다. 전동자전거 사용이 환경을 생각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최근 한국에서는 삼성SDI에서 개발중인 E-BIKE(전기자전거)용 전지팩이 화제다. 전지팩을 사용하면, 6시간 충전으로 최고속도 20km 이상, 항속거리 4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기존 납축전지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약 2배 높고, 전지 수명이 3배 정도 길다. 또한, 충전시간이 짧고 무게도 가벼워, 차세대 전기자전거용 전지라고 호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