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 때의 일이다. 일본인 아내를 위해 강아지를 한 마리 사주고 싶었다. 서울에는 아내 친구도 없고, 낯선 타지 생활일 테니 외로움을 많이 느낄 것 같았다. 외로움을 애완견으로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애견을 사기 위해 가장 먼저 집주인에게 물어봤다. 살고 있던 전셋집 주인에게 강아지를 키워도 될지를 허락받기 위해서였다. 주인도 강아지를 좋아해서 허락해주었다. 이렇게 산 강아지가 바로 쿠로다. 쿠로란 이름은 한국어로 치자면 검둥이 정도 된다. 친근감 있는 이름 만큼 재롱도 많아 아내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쿠로. 덕분에 아내의 3년 간의 한국생활도 비교적 순탄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한국에서 3년을 살고 일본으로 넘어왔다. 물론, 쿠로도 함께 데려왔다.
한국과 일본에서 강아지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중 오늘은 애견이 살 수 있는 집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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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강아지를 기르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사실, 우리는 집주인의 허락을 받고 강아지를 샀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렇다 보니 집주인과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애견 소음문제도 있고, 여름철이라면 애견 특유의 냄새도 문제다. 집주인이 강아지를 싫어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아파트에서 이런 애견 때문에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 아파트가 개인 주택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여러 사람과 함께 사는 공동주택이기에, 소음 등의 문제 때문에 애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어기고 애견을 키우면서 다른 입주자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애견을 키울 수 있는 집과 애견을 키울 수 없는 집이 원칙적으로 구분된다. 애견천국 일본이기는 하지만, 애견이 살 수 없는 집이 애견이 살 수 있는 집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이 사실. 그래서, 애견족이라면 일본에서 본인이 만족할 만한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애견과 함께 살 집을 구했다면, 애견소음 때문에 다른 입주자와 생기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계약서에 애견이 살 수 있는 집이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입주자가 애견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바로, 다른 입주자도 애견이 살 수 있는 곳임을 알고 들어왔기 때문.
또한, 일본에서는 키울 수 있는 애완동물의 종류도 비교적 구체적이다. 대형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맨션(우리의 아파트 개념)이 있는 반면에, 벽지나 나무를 긁는 습성이 있는 고양이는 불가인 곳, 혹은 새나 소형견은 키울 수 있지만, 짖는 소리가 비교적 큰 대형견은 못 키우는 곳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웹상에서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물건에도 애완견을 키울 수 있는지 분명히 명시되어 있으며, 검색할 때도 이를 설정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애견을 키울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세분화하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세분화 된다면 더 이상 애견 때문에 다른 입주민과 벌어지는 트러블은 걱정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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