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소개

전자신문 - 일본, 불황 속 저가제품이 뜬다!

도꾸리 2009. 8.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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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기불황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TV나 신문에는 연일 '불황(不況)'이라고 적힌 단어가 눈에 안 띄는 날이 없을 정도. 이런 연유로 불황으로 하루아침에 공원 노숙자 신세가 된 파견사원 인터뷰는 더는 화젯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100년 만에 찾아온 대불황'이란 표현까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보면, 정말로 일본 경제가 어렵긴 어려운 것 같다.

 

경기불황의 여파는 소비패턴에도 영향을 주었다. 백화점이나 명품 브랜드와 같은 고가제품 매출은 급감했지만, 저가의 의류브랜드나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회사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가계에 들어오는 소득이 감소하면 아무래도 먹을거리를 줄이게 되거나, 아니면 싼 제품으로 바꾸게 되는데 이러한 소비패턴과도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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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련 게키야스 투어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일본 여행사의 홈페이지

일본의 경기불황과 함께 TV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생겼다. 바로 '게키야스(激安)'.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염가' 정도 될 것이다.  염가 투어(激安ツアー), 염가 요리(激安料理), 염가 슈퍼(激安スーパー), 염가 런치 (激安ランチ)등 저렴한 물건, 혹은 이를 판매하는 곳을 지칭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TV와 신문과 같은 미디어뿐만 아니라 상점가의 간판이나 세일을 알리는 전단지에서도 '게키야스'란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에서 중저가 케주얼 의류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주저 없이 유니크로(ユニクロ)를 꼽을 것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감각적인 CM, 심플한 디자인,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 일본 최고의 중저가 케주얼 브랜드란 명성을 만들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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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니크로에서 브랜드 지유(G.U.)를 선보였다. 중저가 브랜드로 명성이 자자한 유니크로에서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의 케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브랜드를 런칭한 것이다. 지유는 '자유롭게 사고 입다(自由、自由)'를 브랜드 컨셉으로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초저가 케주얼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지유의 첫 작품이 바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990엔 청바지'.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에서 990(한화 13,000 정도)짜리 청바지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놀랍다. 중저가 브랜드로 일본에서 입지가 굳은 유니크로의 네트워크와 유통채널, 그리고 디자인 기술이 아니면 불가능한 제품이 바로 지유의 990엔 청바지이다.

 

물론, 유니크로와 같은 품질을 유지한 체 가격을 낮추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소재에 있어 유니크로와 지유는 차이가 있다. 유니크로가 일본 원단을 이용해 만든다면, 지유는 중국에서 수입한 원단을 이용하는 식이다. 또한, 생산지도 일본이 아닌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생산 후 수입되어 오는 방식을 취함으로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었다.

 

지유는 990엔 청바지 판매 호조로 990엔 청바지의 올해 판매 목표를 애초 목표의 2배인 100만 벌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세븐&아이홀딩스(セブンアイ・ホールディングス)의 슈퍼 '더 프라이스'에서는 지유의 990엔 청바지에 대응해, 10엔 인하된 980엔 청바지를 2009 5 13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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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도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게키야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창업 140년을 자랑하는 백화점 마츠야(松屋), 초고가 브랜드 밀집지역인 도쿄의 긴자 점포에서는 얼마 전 9,800엔 양복을 선보였다. 200벌 한정이긴 했지만 9,800엔 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2009 5 13일 판매 개시 당일 모두 판매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9,800엔 양복 이외에 실크 소재의 양복이 2벌에 29,800, 이탈리아제 울을 사용한 양복은 2벌에 39,800엔으로, 양복 전문 카테고리 킬러로 유명한 '아오야마(
青山)'  '더 수트 컴페니(THE SUIT COMPANY)' 보다도 가격이 저렴하다. 유럽에서 대량으로 구입한 원단을 배를 이용해 운송함으로써, 구입비용과 운송비용을 대폭 절감한 것이 백화점에서 저렴한 양복을 팔 수 있는 비결이다.


의류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에도 게키야스 물결이다. 나고야에서 압도적인 지명도를 자랑하는 백화점 마츠자카야(松坂屋), 얼마 전 전국의 마츠자카야 점포에서 500엔 런치 도시락을 발매하였다. 고급 이미지가 강한 마츠자카야 같은 백화점에서도 불황의 여파를 뛰어넘기 위해 500엔 도시락을 발매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는 500엔 짜리 동전 하나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점심을 '원코인런치(
ウォンコインランチ)'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원코인런치 붐이 고급백화점에도 들이닥친 것이다.

 

500엔 런치는 여러 종류가 있다. 한 입 크기의 스시가 제법 담겨 있는 타마테하코(たまて), 돼지고기나 생선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콩으로만 만든 탕수육을 메인으로 여러 야채 반찬이 들어간 야사이벤토(野菜弁当)  등 주변 직장여성들을 겨냥한 다양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하루 판매량이 300~400개 정도인데 당일 만든 도시락은 전부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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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백화점에 이어 체인 슈퍼마켓 업체에서도 저렴한 도시락 판매에 뛰어들었다. 손이 많이 가는 도시락의 특성상 기존에는 개 당 400~500엔 정도의 가격이 보통이었던 것이, 최근 들어 세이유를 중심으로 저렴한 도시락을 내놓고 있다. 세이유에서는 2009 4 6일부터 일본 전역에 있는 373개의 점포에서 298엔의 초저가 도시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도시락에 사용되는 재료 가격을 낮추고, 또한 재료 양도 조금 줄여 탄생한 것이 바로 298엔 도시락이다.

 

298엔 벤토는 일본식 절임 반찬인 츠케모노를 기본으로 죽순이나 버섯 등을 간장에 졸인 반찬이 들어간 와후니모노벤토(和風煮物弁当), 연어구이가 들어간 사케벤토(サケ弁当), 그리고 미니 햄버거와 샐러드가 들어간 햄버거벤토(ハンバーグ弁当) 3종류다. 일본 내 유명 슈퍼체인인 세이유의 이러한 행보에 자극을 받아 이온(AEON)이나 이이다(イイダ) 같은 업체에서도 저가의 도시락이나 이에 상응하는 효과의 제품가격을 속속들이 인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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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키야스 버라이어티 방송 홈페이지

이러한 현상은 일종의 게키야스붐(激安ブーム)으로까지 이어지며 급기야는 싼 곳만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제작되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게키야스 버라이어티(激安バラエティー)' , 2009 6 10일부터 저녁 7 55분부터 1시간 동안 TBS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표방한 게키야스 버라이어티는 오시마 미유키(大島美幸), 무라카미 토모코(村上知子), 그리고 쿠로사와 카즈코(黒沢かずこ) ,  여성 코미디언 그룹으로 비교적 인기가 높은 모리상추(森三中) MC를 맡고 있다. 값싼 제품이 많기로 소문난 지역을 방문해 3명의 MC가 각각 먹고, 입고, 구경하면서 제품을 소개하는 컨셉이다. 음식, 패션, 그리고 여행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겍키야스 열풍은 자동차 산업에도 몰아쳤다. 2009년 초에는 혼다의 하이브리드차인 '인사이드'가 동급 보통차량과의 가격차이를 대폭으로 줄인 189만엔이라는 가격에 판매를 시작하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작년 보다 대폭 낮춰진 가격에 고연비 차량이라는 장점 때문에 주문이 쇄도. 여기에 정부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이 한 몫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구입 후 13년이 지난 자동차를 폐차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교체할 경우 25만엔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으로 6월에는 도요타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가 경차를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싸고 성능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 앞으로 더욱 높아지리라 본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보조금 정책은 비단 자동차 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가전제품 업계에도 해당된다.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절약형 가전제품을 구입시 보조금 형태로 '에코포인트'를 지급할 예정이다. '에코포인트'는 현금화 할 수 없는 일종의 포인트 제도로,  지역 특산물, JR 등의 교통 이용권, 그리고 상품권 등의 제품 구입을 현재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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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포인트가 적용된 가전제품을 구입한다면 판매가에서 10~20% 정도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가전제품 양판점에서는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보조금 적용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를 극대화한 판매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일본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이 최적기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불황으로 야기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시행되고 있는 일본. 특히, '게키야스'로 통용되는 저렴한 가격 제품의 출현이 비교적 많음을 앞의 예를 통해 설명하였다. 저가제품으로 불황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에게 품질 좋고 값싼 제품을 살  기회가 늘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상기 글은 전자신문 글로벌 리포트에 기고한 글 입니다. 해당 글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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