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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과 약소국의 차이! - 베트남 여행

도꾸리 2007. 12. 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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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시아계 사람, 다른 하나는 아시아에 살다 미국으로 이민간 사람.

첫 부류에 대한 이야기.
호치민 구찌터널 투어에서의 일이다. 앞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앉아 있다. 영어가 굉장히 유창하다. 생김새로 보아 처음에는 베트남계 미국인인줄 알았다. 여행 중에 많은 베트남계 미국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들이 바로 옆좌석에 앉은 캐나다 여자와 이야기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특별한 호기심이나 머 그런 이유가 아니라 바로 내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통에 듣게 되었다. 우선  남자는 중국계 미국인, 미국에서 태어난. 여자는 일본계 미국인. 역시 미국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지금 일본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중이다. 앞으로 결혼할 사이인 둘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캐나다 여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나보다. 동양계로 보이는 사람들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듣고 호기심에 물어보더니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에 캐나다 여자가 이들에게 국적을 물어봤다. 대답은 약간 의외였다. 둘다 모두 중국인, 일본인이라고 답했기 때문. 이주를 한 당사자들도 아니고, 미국에서 태어났기에 당연히 미국계 중국인 내지는 미국인이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않다. 이들은 중국인, 일본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캐나다 여자와의 대화속에서 그런 것을 느낄수 있었다. 자국에 대한 사랑을.

두번째 부류에 대한 이야기.
냐짱 아일랜드 투어에서 있었던 일이다. 투어에 30명 정도 참석했다. 그 중 반은 백인, 반은 베트남인이었다. 그리고 한국인 나 혼자. 투어에 노래자랑 하는 시간이 있었다. 참석한 여행자들의 국가별로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하는 시간이다. 한국인으로서 나 혼자 참석했기에 어쩔수 없이 혼자 아리랑을 반주에 맞추어  불렀다. 그리고 다음 국가를 호명하려고 하는데 어느 베트남인이 이야기한다. " 베트남계 미국인도 있습니다." 가이드가 이 소리를 듣더니 무시한다. 아니 도대체  무엇이 베트남계 미국인인가.  그들은 어떤 이유로든지(그것이 베트콩에 의한 공산화 때문이라는 이유 일지라도) 한 번 조국을 등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미국에서의 경제적 성공을 바탕으로 다시 베트남을 방문했다. 그리고 이렇게 조국을 다시 한 번 등지고 말았다.

투어 초반에 이 베트남계 미국인(이 사람이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으니 베트남인이라고 안 적겠다.)은 유창한 영어로 백인들에게 자신의 영어 능력이라도 자랑하는듯 농담 한 구절을 들려준 적이 있다. 아무도 시킨 사람 없다. 갑자기 자신이 백인들을 향해(아무래도 자신의 동포들이 자신의 국적(베트남계 미국인)을 물어봐주지 않은 것에 대한 속상함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썰렁한 이야기인지 별로 웃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그 베트남계 미국인은 자신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함을, 더 나아가 미국인임을 자랑하고 싶어던 것이다. 이 열등한 베트남인들(?) 앞에서 말이다.

과연 무엇이 열등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려운 상황속에서 조국을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열등한 것인지, 조국이 싫어 떠났던 베트남인이 부끄러움 없이 저렇게 떠드는 것이 열등한 것인지.

여기 두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자신의 국가에 대한 믿음과 신념이 있는, 다른 한 부류는 열등하다고 느끼는.

예전에 군대 문제 때문에 국적을 포기한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 갑자기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아무래도 아직 우리는 강대국에 속하지 않은가 보다. 자신이 한국인임을 자랑하는 사람을 별로 못만났으니 말이다. 나부터 반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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