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LIFE

카레 비벼먹는 모습을 본 일본인 아내의 반응은?

도꾸리 2011. 6. 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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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시절, 아내는 정말 지겹도록 카레를 만들어줬다. 아는 음식이 카레 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오해할 정도로. 물론, 신혼 때 아내가 무엇을 만들어도 다 맛있었다. 일주일에 3번 카레를 먹어도 말이다. 아내의 나라 일본에 사는 지금은 예전처럼 카레를 자주 해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카레를 먹는다. 

일본, 고등어 카레가 인기!

일본인의 국민식 카레.

일본의 한 조사에서 '어머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무었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일본인의 상당수가 어머니의 맛으로 선택한 것은 약간 의외의 음식이였다. 카레가 그 주인공. 그래서 그런지 일본인은 카레는 일본음식이고, 본고장 인도에서 온 카레는 인도카레라는 단어로 부르는 것 같다. 물론, 향신료를 배합해 루를 만드는 인도카레와 분말이나 큐브로 된 가루로 루를 만드는 일본과는 엄연히 다르긴하다.

카레 우동 전문점, 코나야古奈屋

카레가 나오면 일단 비비고 보는 나, 새침떼기처럼 조금씩 비벼 먹는 일본인 아내.

신혼 때 아내가 카레를 내오면 밥 위에 듬뿍 올린 후 밥과 카레가 잘 섞이도록 전부 비볐다. 이를 본 아내는 힐끔힐끔 나를 쳐다봤다. 무슨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특별한 말은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밥과 카레를 모두 섞는 모습을 보고, 왜 그렇게 하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카레를 먹을 때 밥의 일부만 카레와 섞어 먹는데, 나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 전부가 그런 것인지 밥 전부를 카레와 비벼먹는 모습이 특이했다고 한다. 사실, 예전부터 그렇게 먹었기에, 그닥 신기할 것까지는 없었는데, 그러고보니 아내가 카레를 먹을 때는 새침떼기처럼 밥 조금에 카레 올려 비벼먹고, 다 먹으면 다시 밥 위에 카레를 부어 먹기 반복했던 것 같다. 


코코이치의 겨울 한정메뉴인 스프카레, 추운 홋카이도 지방이 유명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카레 체인인 코코이치가 한국에 진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을 경험한 한국인들이 코코이치를 자주 찾는다고 한다. 코코이치 테이블에 이런 안내판이 있다고 한다. 카레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전부 비비는 것보다, 살짝만 비벼 먹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다. 일본 음식 카레를 먹기 위해서는 일본식으로 조금만 섞어 먹는 것이 더 맛있다는 이야기다.




일본과 한국의 카레 먹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 잘 모르겠다.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도 힘들뿐더라,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먹던 방식을 과학의 잣대로 판단하기도 애매하다. 앞으로도 나는 한국인이니까 카레를 먹을 때 일단 비비고 볼란다. 

500엔 카레정식 - 오모히데정식
카레가 그리울 때, 고고카레
날계란과 카레가 들어간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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