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문화

된장찌게, 젓가락으로 먹는 일본인 아내!

도꾸리 2010. 7.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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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살면서 한국과는 다른 문화때문에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전철내에서 통화하지 않고 문자나 인터넷에 열중인 모습도 우리와 많이 다르다. 또한, 가족끼리 식사를 해도 음식값 1/n 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기도 했다.

예전에 한국의 한 일본문화 평론가가 이런 말을 했다.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밥 먹을 때 숫가락으로 먹는지, 아니면 젖가락으로 먹는지 보면 된다고. 여기에, 국대접을 들고서 먹는지, 아니면 내려놓고 먹는지를 보면 맞출 확율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이말에 공감한다. 일본은 젓가락 문화다. 돈부리 형태의 덮밥을 먹어도 무조건 젓가락으로 먹는다. 요시노야나 마츠야같은 체인 음식점에 가보자.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것으로 젓가락 밖에 없다. 한국식 비빔밥 정도를 주문해야, 그제서야 숫가락이 딸려나온다.

집에서 밥 먹을 때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에 별 문제가 없다. 아니, 그냥 한국식으로 수저와 젓가락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처가댁에 간다든지, 아니면 일본인 친구집이나 친척집에 놀러갈 일이라도 생기면 조금 주의해야한다. 어차피 수저 자체가 안 나오니, 주의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하기는 하지만, 어쨋든 조금 불편을 감수하고 식사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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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한국음식을 비교적 많이 해먹는다. 김치찌게나 된장찌게는 물론이고, 가끔 주말에 갈비찜이나 삼계탕도 만들어 먹는다. 한식은 역시 숫가락 문화다. 수저로 밥을 한웅큼 담아 입에 넣어야, 그제서야 밥먹는 기분이 난다. 젓가락으로 깨작깨작 거리는 것이 이내 못맞땅한 이유다.

아내는 된장찌게를 먹을 때도 젓가락을 사용한다. 일단, 차려놓은 수저는 찌게를 담는 용도 정도다. 찌게를 수저로 담아 옮긴뒤에, 젓가락으로 밥과 반찬을 각각 먹는다. 물론,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거나, 국에 말아서 먹는 법이 없다. 젓가락으로 밥과 올려진 반찬을 각각 먹을 뿐이다.

아내에게 한국식 수저 문화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 아내도 물론 나에게 일본식 젓가락 문화를 강요한 적이 없다. 하지만, 때로는 '국물이 있는 찌게나 국 종류는 수저로 먹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특히, 된장찌게를 밥에 올린후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을때 이런 생각을 한다. 된장찌게를 젓가락으로 먹는 아내에게, '정말로 불편하지 않니? 수저를 사용하면 편리한데...',언제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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