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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인근의 닛코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버스를 타고 주젠지 호수로 이동하고 있었어요. 중간에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전망대에 내려 볼일을 보고 나오는 중 원숭이 한마리를 발견. 쌩뚱맞게 원숭이, 그것도 이렇게 높은 고지대 추운 지역에 나온 일본원숭이에 다들 신기한지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저도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그 때 화장실에 들렸다 나온 아내도 신기한지 손뼉을 치며 좋아하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계속 구경(모두 자가용에 탄체)을 하고 있는 사이 우리는 100미터 정도 떨어진 버스 정류소로 왔어요. 그리고 발견한 곳곳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
'이곳에 야생원숭이가 자주 출몰하여 사람에게 달려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먹을 것을 주는 행동을 삼가해주세요'
표지판을 읽은 마키는 갑자기 '큰일 날 뻔 했네~'라면 애써 무서운 마음을 달래더군요. 실은 원숭이에게 거의 2,3미터 앞에 다가가 사진도 찍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원숭이가 달려들기라도 했다면...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다음 버스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간식을 먹기 위해 마키 가방에서 빵을 꺼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케이블카 타던 광장에서 회색빛 무엇인가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이더군요.
바로 그 원숭이가 100미터 전방에서 귀신같이 빵냄새를 맡고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는.이에 마키는 거의 기겁을 한 체 어쩔줄 몰라하고, 나 또한 예전 태국 롭부리에서 당했던 원숭이의 추억((?)이 되살아났답니다. 바로 길거리에서 음료수와 먹을 것을 들고 있던 나에게 원숭이들이 달려들어 뺏어갔던. 물론 다치지는 않았지만, 허연 이빨을 드러낸체 나에게 달려든 원숭이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거리는 급기야 10미터 내외로 줄어들었고, 우리가 뒷걸음질을 치자 원숭이도 잠시 경계를 하더군요. 그 틈을 노려 마키와 저는 반대편 방향으로 도망을 쳤네요. 다행이 원숭이가 뒤쫓아 오는 속도가 우리가 달리는 속도 보다 느린 관계로(정말로 전광석화처럼) 도망칠(?)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문제는 버스가 올 시각은 다가오는데, 정류장 방향으로 갈 방법이 없다는 것. 마키는 거의 기겁을 한체, 버스 정류소(원숭이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 방향으로는 절대로 못간다고 저에게 말하더군요.
"버스는 다음에 타자, 난 내 인생이 중요해!"
문제는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라 한 시간에 1,2대 정도 밖에 차가 없다는 것. 그래서 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가기 싫어하는 마키 손목을 붙잡고 어거지로 버스정류소 인근으로 데려왔어요. 다행이 원숭이는 다른 목표물(?)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어서 우리가 도망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네요.
그리고 얼마 후 버스가 오기까지 기다리던 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로 길게 느껴졌어요. 원숭이가 우리에게 다시 오지 않기를 간곡히 기도하며 말이죠. 다행이 원숭이는 한 번 슬쩍 우리를 쳐다본 후, 관심이 사라졌는지 모른체 하더군요.
버스에 올라탄 나와 마키 안도의 한 숨을. 일본에서 원숭이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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