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도쿄 여행

도쿄, 까마귀(カラス)와 인간의 공존?

도꾸리 2008. 2. 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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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카라스(カラス,까마귀)는 우리의 비둘기 만큼 쉽게 볼 수 있어요. 특히 역이나 공원 등지에 이런 카라스가 떼를 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때로는 그 울음이며, 생김새 때문에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한국에서는 까마귀를 볼 기회가 그렇게 흔하지 않네요. 명절 때 고향이나 가서야 마을 입구의 떡갈나무 꼭대기에 앉아 물끄러미 지나가는 행인을 내려다보는  까마귀를 볼 수 있는 정도. 이렇게 까마귀를 볼 기회가 적다보니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부리가 얼마나 긴지 자세하게 볼 기회가 적었던 것이 사실. 일본 도쿄에 와서야 비로서 까마귀의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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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크기는 다 큰놈이 대충 어른 머릿통 정도하더군요. 이렇게 큰 놈이 부리를 쳐들고 사람 옆을 쉬익 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면 간담이 다 서늘할 정도. 저 날카로운 부리에 찍히면 크게 다치겠구나 하는 지레짐작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영화 같은 곳에서 새에게 공격 당해 피투성이로 돌변한 사람들의 잔상이 머릿속 깊숙히 남아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 까마귀가 저공 비행을 하며 내게 다가올라치면 움츠리며 피했던 것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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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공격을 막고자 그물망을 쳐놓은 쓰레기

까마귀가 대도시 도쿄에 나타나게 된 가장 큰 주범으로 음식쓰레기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자신들이 살 만한 환경도, 먹을 만한 음식도 사라져 버린 까마귀가 최후에 선택한 생존 방법이 바로 주택가에서 버리는 음식 쓰레기였던 것. 이런 까마귀의 음식물 쓰레기 습격으로 인해 한때는 민원이 하루 500건 이상 씩 발생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아침이면 주택가에서 울어데는 까마귀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음식 수거용 봉투를 다 헤쳐먹어 도로가 쓰레기로 난장판이 된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사와 같은 곳에서는 여전히 흉물이 아닌 길조의 상징으로써 추앙받는 까마귀. 일본 대다수의 사람이 신사에 다닌다는 통계가 있으니, 일본인들의 까마귀에 대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을 조금은 이해가 가네요.

1985년 부터 시작된 도쿄도의 까마귀와의 전쟁.1990년에 와서 도지사의 까마귀와의 전쟁 선포까지 이어졌으며,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2002년 부터는 그 개체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도쿄 시내를 걷다가 까마귀를 만나면 조금은 무섭네요. 도쿄에서 까마귀와 인간의 공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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