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카오산의 수많은 음식점에서 조이럭클럽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바로, 1993년 개봉한 웨인 왕 감독의 영화 '조이 럭 클럽'과 이름이 같아서. 미국으로 이민해 자수성가한 4명의 중국여성의 삶을 통해, 인생에 있어서 행복은 무엇인지,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그리고 미국에서 아시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영화. 왠지, '그때는 그랬지'풍의 영화에 당시는 어찌나 감정이입이 잘 되던지... 다 내 이야기 같았다.
카오산의 조이럭클럽은 태국 음식점이다. 에어콘 빵빵하게 나오는 곳이 별로 없는 카오산에서 그나마 오아시스 같은 존재. 사진에 나와 있는 음식 모두 혼자서 먹었다. 태국만 가면 이렇게 대식가로 돌변한다. 큰일이다.
레몬티를 시켰는데 아이스티가 나왔다. 레몬티 시켰다고 하니 아이스티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면 주기 전에 말을 하던가. 멋적게 웃는 종업원. 별 수 없다. 집 밖에 나오면 다 고생이다. 레몬티 하나 먹는 것도. 아이스티 40밧.
내가 좋아하는 맷마무엉. 닭고기에 캐슈넛 넣고 볶은 태국 음식이다. 마치 중국요리 꿍빠오지띵 닮았다. 캐슈넛이 땅꽁으로 바뀐다면. 하기사, 태국인 조상이 중국인이니, 중국틱한 음식이 많을수밖에. 이걸 알고 먹으니, 계속 신경쓰인다. 중국음식 같아서. 맷마무엉 75밧.
이건 똠카까이. 개인적으로 시큼한 똠얌꿍보다는 고소하면서 매콤한 똠카까이를 선호한다. 코코넛 밀크의 부드러움도 좋다. 이상하게 중국에서 공부할 때는 팍치(중국어로는 샹차이) 먹었는데, 태국만 가면 팍치를 못먹겠더라. 사진 위에 토핑으로 올려진 팍치도 전부 덜어놓고 먹었다. 이상하다. 똠카까이 70밧.
볶음밥 카오팟. 이놈은 큼지막한 새우가 들어간 놈으로 카오팟꿍이다. 손으로 쥐어짠 라임즙 볶음밥 위에 뿌린 후 쓱싹쓱싹 밥알 흐트려 입에 넣으면 최고. 카오팟꿍 55밧.
내부모습. 예전 사진이라 조금 분위가 바뀌었을지도. 그래도 에어콘 빵빵하게 틀어주는 것 하나만큼은 그대로 일 것 같다. 왠지.
열대의 더위를 피해 재즈풍의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조이럭 클럽에서 즐기는 식사 추천이다.20여 개의 좌석, 저녁에는 식사와 함께 술도 판다. 가볍게 맥주 한 잔 즐기러 이곳을 방문하는 현지인도 많다. 카오산에서 더위를 피해 태국 음식을 먹고자 한다면 조이럭클럽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