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LIFE

사람이 먼저인 일본, 차가 우선인 한국

도꾸리 2008. 11. 17. 14:22
반응형
1.
한국에서의 일이다.

출근 길이다.

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걸린다.

평소 같으면 10분 정도야 아무렇지 않게 천천히 걸어가겠지만,

바쁜 아침시간이라면 혹시나 지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바삐 움직이는 것이 사실.


회사 앞 사거리다.

이곳만 건너면 바로 회사다.

그런데 앞에서 형광봉을 든 우락부락한 청년들이 길을 막고 있다.

바로 사거리에 인접한 대형 빌딩으로 들어가는 자동차 행렬을 위해서,

소위 말하는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를 가로 막고 말이다.

대충 몇 대 집어 넣고 사람들 지나가게 하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기다리는 차를 모두 집어 넣으려는가 보다.

신호등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모두들 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락부락한 청년 때문이었나?



2.
일본에서의 일이다.

아침에 일찍 도쿄에 갔다.

길을 걷고 있는데 맞은편 회사 입구로 차가 들어가고 있다.

난 당연히 그 회사 입구 앞에서 서려고 했다.

교통정리 하는 직원이 나를 세울꺼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보고 지나가라고 한다.

직원 앞에 회사로 들어가려는 차가 잔뜩 밀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모습을 보고 '저러다 회사 짤리지 않을까?', 지극히 한국적인 생각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집 인근에 마츠모토키요시 홈센터가 있다.

애견과 함께 쇼핑을 할 수 있어 아내와 자주 간다.

며칠 전에도 아내와 함께 방문했다.

홈센터 입구로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 입구를 지나가야 한다.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직원이 나가는 차를 막아선다.

그리고 우리가 지나갈 수 있도록 수신호를 해준다.

차가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길을 건너 홈센터로 들어올 수 있었다.

차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도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
비단, 쇼핑센터만이 아니다.

조금 규모가 큰 회사나, 공사중인 도로에도 교통정리를 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신호를 보내며 주변 교통정리를 하곤 한다.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이 교통정리 하는 직원이 사람들의 통행을 막지 않는다는 것.

차가 먼저 지나가게 하기 위해 고용된 것이 아니라,

보행자의 통행을 도와주기 위해 고용된 것이다.



5.
지금이라도 동대문 쇼핑센터에 가보자.

가뜩이나 사람들로 넘쳐나는 도로를 검정색 제복에 깍뚜기 머리의 청년들이 막고 서 있다.

물론, 해당 쇼핑센터를 방문하는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그런데 왜 하필이면 깍뚜기 머리야?


걔중에는 깍뚜기 아저씨의 수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면 한 번씩 째려보는 깍뚜기 아저씨의 표정이 사뭇 무섭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6.
다시 마츠모토키요시 홈센터다.

입구 한 쪽에 주차장 방문자를 위한 안내판이 보인다.

'보행자 통행을 위해 멈춰야 할 때도 있으니, 이해 부탁드려요'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일본, 차가 먼저인 한국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것일까?

 ♡ 포스팅이 유익 하셨다면 한일커플의 B(秘)급 여행을 구독해주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