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LIFE

겉과 속이 다른 일본 - 아내의 속마음을 알고싶다!

도꾸리 2008. 10. 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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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결혼한지 3년이 넘었다.

아내가 외국인이라 특별히 어려움을 당하거나 곤란한 일을 경험한 적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다만, 해외 나갈 때 세관에서 다른 줄을 서야 한다거나,

혹은, 도야마 방언으로 아내가 처가댁 식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왠지모를 거리감을 느끼곤 한다는...




아내와 함께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

아무래도 혼네(本音)와 타테마에(建前)를 분간해 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혼네란 속마음,

타테마에란 혼네를 숨기고 겉으로 드러낸 마음을 말한다.

아내의 혼네와 타테마에를 구별해 내는데 한참 걸렸다.

아니, 아직까지도 잘 구별못한다.

아내가 하는 말이 진심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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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일이다.

퇴근하는데 베이커리 앞을 지나게 되었다.

아내에게 전화해 어떤 케익이 좋냐고 물어봤다.

아내는 괜찮다면 그냥 오라고 한다.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계속 케익을 사지 말고 그냥 오라는 아내.

사지 말라고 하니, 아무것도 안사고 그냥 갔다.

하지만, 아내의 사지 말라는 이야기는 거짓이었다.

먹고 싶었지만, 본인만 좋아하는 것(실제로 난 케익을 별로 안 좋아한다)을

사오라고 부탁하기가 미안하니깐 그냥 오라고 한 것이었다.

이런 것도 모르고 빈손으로 들어갔으니, 아내가 조금 서운해 했음을 두말할 나위없다.




내가 무심한 것인가?

아니면, 정확한 의사를 나에게 전달하지 않은 아내가 문제인가?

부부사이이니 누구의 잘잘못이 있겠느냐만은,

결혼 초기에는 이런 것 때문에 다투기도 했다.

일본인은 도대체 왜그리 속마음을 안보여주냐는 것이 나의 주된 물음이었고,

한국인은 왜그리 직설적으로 물어보냐는 것이 아내의 질문이었다.  




일본에서 얼마 전 일이다.

저녁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벌써 집에 돌아왔고, 아내는 아직 퇴근 전이다.

아내는 우산을 가져가지 않았다.

역까지 마중나가기 위해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는 역시나 오지 말라고 한다.

도보로 10분 거리이니 그냥 뛰어가거나 인근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면 된다고 한다.

몇 번이나 "혼네?, 타테마에?"를 물어봐도 아내는 계속 혼네라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중 안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질문이 너무 바보 같았다.

본심을 잘 표현 못하는 아내에게,

"진짜야?"라고 물어봤자 대답은 진짜가 아닐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우산을 들고 아내가 도착할 시간쯤에 역에 나갔다.

개찰구를 나오며 나를 발견하자 환하게 웃던 아내.

그리고 한 마디.

"드디어 혼네를 아셨군요!!"



여러분은 아내의 속마음을 얼마나 아시나요?

반대로 아내분은 남편의 속마음을 얼마나 아시나요?

전, 한 70% 정도? 아니, 반은 맞출수 있을려나~

여전히 어려운 아내의 속마음.

언제쯤 알 수 있을지... 속마음을 알려달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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