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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대표적 휴양지인 푸켓 시내를 걷고 있었어요. 한국이라면 시월의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며 한가로이 걷겠지만, 이곳에서 그랬다가는 금방 피부가 타버리기 쉬워요. 챙이 긴 모자며, 긴 팔 옷은 필수.

일반적으로 태국에서 섬을 나타낼 때에는 '꼬-Ko'라고 말해요. 그래서 '피피섬'은 '꼬 피피', '사무이섬'은 '꼬 사무이'라고 부른답니다. 하지만, 푸켓은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가 건설되어 더이상 섬이라 부르지는 않는답니다.

그렇다고 해도 물가는 육지에 비해 비싼 편이에요. 그 중 특히 교통비가 비싸다는. 야간에 해변에서 다른 해변으로 이동할 경우, 교통수단은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2, 3배 올려 부르기 예사. 그래서 여행 내내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강구해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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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쏨차이 아저씨를 만난 곳. 인포메이션 간판 바로 아래에 'taxi for airport 300THB'라고 적혀 있다.  

푸켓의 로빈슨백화점 인근을 걷다가 우연하게 자가용 택시 영업을 하는 중국인을 만났어요. 시장 인근의 처마 밑에 설치해 놓은 간판에 'Taxi for airport 300바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그냥 호기심에 물어봤는데 공항까지 300바트만 내면 된다고 하더군요. 일반 여행사에서는 500바트, 길거리 뚝뚝은 최하가 400바트였는데, 300바트짜리, 그것도 일반 자가용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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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켓의 뚝뚝이. 일제 자동차 뒷편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마주보며 앉을 수 있다. 참고로 방콕은 3륜차가 뚝뚝이로 쓰인다.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저녁 10시쯤 다시 돌아오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리고 난 시내 구경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는. 빠듯한 일정 속에 무엇이라도 하나 더 볼 욕심으로 뚝뚝이도 대절하여 시내 이곳저곳을 바삐 돌아다녔습니다. 저녁을 먹고, 인근 PC방에서 이메일 확인하고 있는데 열대성 폭우가 갑자기 또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약속장소가 멀지 않아 신발을 벗은체 배낭을 메고 무작정 뛰었답니다. 그렇게 대충 택시기사와의 약속시간을 맞출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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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쏨차이 아저씨. 수더분하고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  

아저씨의 이름은 '쏨차이'.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철수'쯤 될 듯 합니다. 태국에서도 많이 쓰는 이름 중 하나에요. 중국 복건성에서 이주한 중국계 화교. 기실 푸켓 내에 있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중국 복건성에서 많이 이주해 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시내 곳곳에서 중국어 간판 보기가 어렵지 않아요.

아저씨와의 대화는 불편했어요. 여행의 막바지였기에 조금은 조용히 끝마치고 싶은 저의 소망과는 다르게 아저씨께서는 중국어를 말하는 외국인이 신기하셨던 것 같아요. 공항까지 가는 내내 이것저것 취조하듯이 물어보셨으니 말이에요.

우리들의 대화는 그렇게 지속되었답니다. 처음에는 단답형으로 대답하던 나도 비도 오는데 나 때문에 고생하시는 아저씨를 위해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조금은 장문의 대답을 하기 시작할 무렵이었어요. 갑자기 나에게 아저씨께서 물어 본 한 마디.

"아리랑 알아?"
"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이런 노래 말이야~"
"와~ 물론이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리랑을 모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아리랑을 아세요?"
"나 예전에 한국전쟁에 참석했었어. 그때 한국인들에게 배운 거야."
"한국전쟁에요? 와~ 그런 일이 있었군요."

말로만 듣던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던거에요. 아저씨의 아리랑에 대한 애정은 사뭇 각별했어요. 전쟁 당시 배운 아리랑. 애절한 노랫가락을 들을 때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고 하더군요. 마치 고향을 떠난 중국인의 애절한 감정처럼, 그 슬픔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아리랑 시디 가지고 있어?"
"죄송합니다.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요."
"그러면 한국에서 아리랑 시디 구할 수 있어?"
"잘 모르겠지만 아마 구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면 한국 돌아가서 시디 좀 보내줄래? 아니면 다음에 푸켓에 올 때 가지고 오던가. 시디가 얼마쯤 하지?"
"아마 300~400바트 정도 할 거예요."
"그러면 이렇게 하자. 다음에 푸켓 올 때에 시디 가져오면 내가 우리 집에서 재워줄게. 4층짜리 건물에서 아들 네 명하고 같이 살고 있거든. 그리고 시내관광 다 공짜로 시켜주고 먹는 것도 다 제공 하고. 어때?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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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가 손수 적어주신 집 주소. 시디를 보낸다면 주소를 아마도 그려야 할 듯. 

그러더니 영수증 뒷면에 자신의 집 주소를 적어주셨네요. 타이 문자를 모른다고, 차라리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주면, 인터넷에서 다운(?)이라도 받아 보내드리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쏨차이 아저씨한테 차마 그러질 못했다는. 이메일이 무엇인지, 다운이 무엇인지 잘 모르시는 그분에게 괜히 거절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택시는 공항에 도착했어요. 평소라면 30분 정도면 올 것을, 대화에 집중한 나머지 중간에 길을 잃어버려 한 시간이나 더 걸렸답니다. 차에서 내리는 내가 못내 아쉬웠던 것인지, 아니면 아리랑에 대한 추억을 공유할 사람이 떠나는 아픔 때문인지, 쏨차이 아저씨는 내가 공항 안으로 들어가는 그때까지 그렇게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계셨어요.

과연 쏨차이 아저씨는 아직도 아리랑을 그리워하실까요? 그분이 그리워요.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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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켓 타운 거리 모습. 한적한 동시에 파랗다.

푸켓의 하늘은 파랗다. 파랗다 못해 검은 빛깔이 돌 정도다. 그 파란 하늘 아래에 서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벗어버린 일상. 가벼운 발걸음. 시내는 한산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대부분의 여행자가 빠통비치나 피피섬으로 가지, 이곳 푸켓타운은 경유지 정도로만 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볼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근 산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푸켓 시내의 전경도 멋있고 시내 곳곳에 있는 중국 사당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 각 해변으로 떠나는 썽테우 정류소 주변에는 제법 규모가 큰 시장이 열려 볼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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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남부로 떠나는 핫야이행 버스.

숙소를 나와 고속버스 터미널로 갔다. 6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푸켓 버스터미널은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과거 말레이시아 국경을 넘기 위해 이용했던 '핫야이'행 버스도 색깔만 조금 바랬을 뿐 과거 그대로이다. 다만, 오고가는 승객들만 달라진 듯.

주변의 시설은 많이 변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큰 건물이라고는 푸켓 버스터미널을 제외하고는 찾기가 힘들었는데 꽤 큰 건물이 많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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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사원 내부. 다양한 신들의 집합소.

인근 중국 사원에 들렸다. 흔히 말하는 도교적 색채라는 것이 이채로웠다. 각가지 신들의 이합집산, 그들에 대한 믿음. 때로는 관음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부처라는 믿음으로, 중국계 타이인들은 이곳에 들러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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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시장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썽테우 정류장 인근에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었다. 관광객들을 위한 시장이 아니기에 어차피 이곳에서 살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이는 내가 그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 기회가 적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더욱 정감이 가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얼마를 불러야 잘 산 것인지 모르는 것이 더욱 흥미롭다. 이런 곳에서라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무게를 잠시만 내려놓자. 어차피 살 것도 없지 않은가. 그냥 온 시장을 휑하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자. 그렇게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갈 수 있음을 기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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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았다가 흐렸다가 비왔다가...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푸켓의 날씨는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방금까지 그 푸릇함으로 쨍쨍거리던 하늘은 온데 간데없고, 갑자기 젓가락 굵기 정도의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 빗줄기는 더 이상 이들에게 비가 아니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비가 오고. 일상이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우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그냥 일상을 즐길 뿐이다. 내리는 비에 온몸이 흠뻑 젖어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하던 일을 계속 할 뿐이다.

여기에서 관광객과 현지인은 쉽게 구분이 간다. 피부색깔로도 알 수 있지만, 우산으로도 구분 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그들과 우리의 경계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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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 잡기에 열중인 사람들.

빠통비치의 하늘은 맑았다. 맑았을 뿐만 아니라 밝았다. 쓰나미 여파로 관광객의 감소를 염려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맑은 하늘 아래 현지인들의 환한 미소를 읽을 수 있었다. 모래사장에서 조개를 주우며 환한 미소를 짓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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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통비치의 대표적 유흥지역 방라거리.

빠통비치의 방라거리는 화려하다. 굳이 방콕 환락의 거리인 팟뽕과 비교를 안 하더라도, 그 화려함에 주눅이 들기 십상이다.

여기서는 무조건 남녀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 아니면 그렇고 그런 축으로 사람들 눈에 들기 십상이다. 갑자기 마키가 보고 싶어졌다. 그녀의 손길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길거리 여자들의 이유 있는 스킨십에 손 사례만 늘어간다. 괜히 반지 낀 왼손을 의식적으로 보여주며 말이다. 그제야 마음이 좀 편해진다. 그렇고 그런 축에 끼지 않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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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 무렵 해변. 약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수평선 사이로 넘어간 해는 바다를 잠재운다. 어둠 속 백사장의 하얀 파도와 그 출렁거림만이 고요함을 깨우는 듯. 그렇게 푸켓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가고 있었다. 이 어둠과 같이. 그 고요함과 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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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으로 떠나는 603번 버스는 언제나 붐빈다. 운행하는 노선의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인지, 아니면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는 몰라도, 매번 빈자리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떠나는 자가 무엇을 가리랴. 대충 빈자리에 앉아 창밖 풍경을 감상한다. 여행을 떠나는 자의 이름 모를 고독. 평소라면 비 때문이라 치부해 버렸을 텐데, 오늘따라 유난히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가 안 된다.

버스는 공항로 한가운데를 미끄럽게 나아간다. 차 안에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차바퀴에 밀리는 빗소리를 들을 수 있다. 왠지 시선이 차 밖에 머물러 있다. 내 마음도 밖에 있다.

김포공항에 들러 사람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운전기사의 목소리만 크게 들린다. 비가 와서 그런지, 평소 안 하던 짓을 한다. 안전 벨트를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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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는 아침부터 그렇게 비는 주룩주룩 내렸다.

인천 톨게이트를 지나 공항까지 뻗어 있는 다리를 건넌다. 목을 빠끔히 차창 밖으로 내밀지 않으면 다리인지도 모르겠다. 좌측에 운무에 가려진 공장 굴뚝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공장에서 나온 연기가 온 하늘을 뒤덮고 있는 듯하다. 갑자기 차에서 내리기 싫어진 나.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비행기 출발시각 보다 2시간이나 일렀다. 난생처음으로 단체 항공권을 수령하기 위해 모 여행사 데스크에 갔다. 가보니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족히 20~30명은 될 듯. 내 이름을 이야기하자 여권을 주고 30분 후에 다시 오라고 한다. 여권을 왜 주어야 하는지 어떤 설명도 없었다. 그런데도 난 아무런 의심없이 여권을 주고 자리를 뜬다. 왠지 내가 단체여행객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싫어서 그랬는지도...

늦은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은 붐볐다. 금요일 저녁이어서 그런가? 마치 금요일 밤을 즐기기 위해 쏟아져 나온 거리의 사람들 마냥 정신없다. 다들 서로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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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후배. 전공을 살려 중국항공사에 취업.

우연하게도 대학 후배를 공항에서 만났다. 중국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그에 대한 예전의 기억들은 더 이상 내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의 모습으로 찍힌 사진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그래서 난 사람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존재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더 나아가 변화의 모습을 담아 낼 수 있는. 머릿속 공상으로 말고, 카메라 LCD로 보이는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말이다.

30분 후 다시 여행사 카운터에 가니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30분 전에 오라고 한 때나, 30분 후나 별반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기다리라는 소리만 한다. 곳곳에서 단체여행객들의 짜증스러움만 들린다. 30분의 변화를 보여달라는.

20~30분 정도 더 지체하고 탑승권과 여권을 받았다. 그리고 노란 깃발을 들고 있는 인솔자 옆을 지나자마자 왠지 다시 잿빛 하늘의 느낌이 밀려왔다. 이래서 배낭여행객은 외로운 듯.

비행기에 탑승 후 몇 개의 한국 신문을 가지고 앉았다. 주위에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 천지다. 이들이 가는 곳과 내가 가는 곳은 틀리다. 같은 비행기 안이면서도 말이다. 자연스럽게 얼굴을 신문에 파묻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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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안에서 본 창문. 흐릿하다.

비행기는 한동안 멈추어 있다. 환한 실내에서 어두운 바깥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신문을 잠시 내려놓고, 손을 둥글게 모아 빛을 차단하고 밖을 쳐다본다. 가로등 아래 고인 검은 물결이 아름답다. 밝은 곳에서 볼 수 없는 외로운 풍경. 나만이 느끼는 아름다움...

푸켓 공항에 12시가 넘은 시각에 도착했다. 무거운 더위가 나를 감싸 안는다. 곧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이것이 태국이다.

푸켓 공항에 내린 비행기는 우리가 마지막인 것 같다. 하긴 다른 비행기 승객들이 섞였더라도 몰랐을 것이다. 단지 너무 자그마한 공항에 너무 적은 수의 승객들이 바삐 돌아다니는 것을 통해서 추측할 뿐이다.

짐이 없고 그룹으로 오지 않은 관계로 가장 먼저 출국장을 나왔다. 의례 보이는 출국장 밖 팻말들이 하나둘씩 눈에 띈다. 언제쯤 저런 팻말을 유심히 보고 지나갈지 궁금하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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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2시 공항에 단체여행객을 마중나온 가이드들.

공항 입구에서 나오니 이곳저곳에서 사설택시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늦은 시각, 혼자, 무더운 날씨. 이런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여러 번의 여행을 통해서 알고 있다. 아무 택시나 잡고 빨리 공항을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가능한 빨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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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서 타고온 자가용 택시. 불법인가?

택시기사와 400바트에 푸켓타운까지 가기로 합의를 봤다. 택시 기사는 대뜸 빠똥비치에 왜 안가냐고 물어본다. 다들 빠똥비치에 간다고. 여기서도 나 혼자이다. 다시 혼자가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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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천원짜리 방. 배낭여행객이 무엇을 더 바라리요~

푸켓타운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2시. 무더운 공기와 싸우며 2층 방으로 이동했다. 200바트짜리 치고는 상당히 좋았다. 킹사이즈 침대에 화장실이 딸려 있다. 시트가 조금 누리끼리하고, 바닥에 이름모를 벌레의 알이 있는 것 빼고는 좋았다.

대충 씻고 침대에 누웠다. 무더운 공기때문인지, 눈꺼풀이 무겁다. 웅웅거리는 선풍기 소리만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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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깨'를 아세요?

빠구리로 발음나는 것들?

 쉬마렵다고?

④ 방귀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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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에서 마키를 만나고 나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똥꼬' 사건. 바로 남녀 사이 설명하기 쑥스러운 '똥꼬'라는 표현을 설명하려다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똥꼬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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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마이 인근에서 사먹은 빠똥꼬.
동시에 중국어와 태국어가 쓰여 있는 것이 이채롭다

타이에서는 아침으로 우리의 꽈배기처럼 생긴 것을 자주 먹어요. 이를 '빠똥꼬'라고 부른답니다. 밀가루를 찰지게 반죽하고, 이를 얇게 펴서 직사각형 형태로 만들어요. 그런 후 알루미늄 조각을 이용해 손가락 크기만 하게 잘라낸 다음 두 개를 하나로 꽈배기처럼 만들어요. 이것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 내면 타이인들이 아침으로 즐겨 먹는 빠똥꼬가 된답니다.

또한, 여기에 콩국의 일종인 남떠후를 같이 먹어요. 여기서 태국어 '남'은 '물'을 뜻하고, '떠후'는 '두부'를 나타낸답니다.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두부 국물 정도. 실제로 콩을 불려 갈은 후에 촘촘한 천으로 걸러내면 비지와 콩국물이 걸러져 나오는데, 바로 이 콩국물을 이용해 만들어요.

남떠후에 설탕 시럽을 듬뿍 넣고, 옥수수 절임, 떡 절임, 보리쌀 절임, 콩 절임 같은 것들을 추가로 해서 빠똥꼬와 함께 먹으면 훌륭한 아침 식사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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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똥꼬와 남떠후. 그리운 중국의 맛

중국에도 이러한 타이의 빠똥꼬, 남떠후와 비슷한 음식이 있어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주로 먹는답니다. 빠똥꼬를 중국에서는 요우티아오(油条), 남떠후를 떠우지양(豆醬)이라고 불러요.

차이라고 한다고 해 봤자, 중국의 요우티아오가 빠똥꼬보다 더 크고, 떠우지양에는 남떠후에 들어가는 고명이 안 들어 간다는 것 정도. 타이인의 조상이 중국 남부에서 왔다고 하니 어차피 중국에서 전해내려 온 음식인것 같아요.

어느 날 평상시대로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가 빠똥꼬와 남떠후를 사왔답니다. 아침을 먹고 마키가 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갑자기 놈들(?)이 침공해 오기 시작했어요. 참을 수 없는 압박이 나의 똥꼬 주위 온 신경을 자극했고, 금방이라도 나올 것처럼 참을 수가 없었어요.

화장실 문을 통해서 들리는 것이라곤 샤워기를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마키의 콧노래. 금방이라도 쌀것 같은 이 상황을 어떡해서라도 마키에게 알려야 했답니다.


"마키~ 엉덩이에 있는 구멍을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
"엥?
"똥꼬라고 불러~. 빠똥꼬의 똥꼬와 같아."
"갑자기 왜 똥꼬 타령이야?"
"으...그 똥꼬에 변이 꽉 찼어. 못참겠어..."


그 다음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마키는 질겁을 하며 큰 수건으로 몸을 칭칭 감은 채 바로 나왔고, 그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네요. 태국어 빠똥꼬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느껴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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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 새벽 운하버스

여행/여행이야기 2007/12/18 12:41 Posted by 도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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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인지는 기억이 없다.

다만 이른 시간의 운하 모습이 보고싶어 새벽같이 집에서 나온 기억 만이..

그리고 나에게 남은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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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버리자.

어디를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자.

그냥 널찍한 loung-chair에 드러누워 파란 하늘을 감상하자.

거기에 행복이 있다.


태국 여행 - 골드트라이엥글

여행/여행이야기 2007/12/16 17:27 Posted by 도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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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태국 라오스 등 3국 접경지역으로 세계 헤로인의 7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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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루가 이발을 했다. 너무나 덥수룩한 머리, 모자로 감춰보기도 하고 묶어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잘라주는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빡빡이로 자르자는 내 의견과 예쁘게 잘라주자는 아내의 의견이 팽팽이 맞서다가 결국에 아..

9개월 하루, 머리를 묶다!

연말 연휴에 들어간 아내, 매일 하루 꾸미기에 정신없다. 이런저런 옷을 입혀보고 신발도 신겨보고, 귀여워 죽는다. 나도 옆에서 장단 맞추며 '이 옷을 입히면 더 예쁠것 같다'는 둥 아내의 하루 꾸밈을 부추기고 있다. 물론, 사..

하루, 모자 쓴 모습은 어떨까?

요새 하루 꾸미기(?)에 정신 없는 아내. 이 옷도 입혀보고 저 옷도 입혀보고, 하루가 예뻐 죽습니다. 하기사 저도 하루 꾸미기에 동참하고 있는 처지이니, 이러쿵 저러쿵 잔소리할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9개월 하루, 미소를 알다!

하루(아기 이름)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어쩌면 이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하이톤 그리고 청량감 있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기분이 다 맑아지는 것 같다. 하루는 며칠만 지나면 9개월이 된다. 덥..

전자신문 - 일본 에코포인트, 멀쩡한 TV 버리고 신형 TV 구입한 이유!

일본으로 이주하고 나서 한동안 처남에게서 받은 아날로그 14인치 TV에 만족해야 했다. 크기도 작고 아날로그 방식이라 화질도 안 좋았지만 TV를 보는 것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TV를 한 대 구입했다. 샤프(..

공동작업 책 출간, 트래블게릴라의 구석구석 아시아

젊은 여행작가 모임인 트래블게릴라와 함께 작업한 책이 지난 7월에 나왔습니다. 15명 정도의 젊은 여행작가가 트래블게릴라란 이름으로 주간동아에 지난 몇 년간 여행기를 기고해왔습니다. 그중 아시아 편을 모아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

전자신문 - 일본, 불황 속 저가제품이 뜬다!

일본의 경기불황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TV나 신문에는 연일 '불황(不況)'이라고 적힌 단어가 눈에 안 띄는 날이 없을 정도. 이런 연유로 불황으로 하루아침에 공원 노숙자 신세가 된 파견사원 인터뷰는 더는 화젯거..

전자신문 - 매니아 소비문화, 아키하바라 변화의 힘!

JR 아키하바라(秋葉原)역에 도착하면 여러 출구 이름이 보인다. 특별한 용무가 없다면 지하철 히비야센과 요도바시 카메라로 갈 수 있는 쇼와도리(昭和通り)출구나 아키하바라의 메인 거리와 연결된 덴키가이(電気街) 출구를 이용하게..

톤코츠라멘의 명가, 큐슈 장가라라멘 하라주쿠점

톤코츠 라멘은 큐슈 지역에서 특히 인기다. 쇼유베이스 라멘이 많은 도쿄에서 돼지뼈 육수 붐을 일으킨 장본인 중에 한 곳이 있다. 오늘 소개할 큐슈 장가라라멘이 바로 그곳. <일본라면 관련글> - 라멘지도 - 도쿄 유명 라멘점..

일본 라면랭킹 전국 1위, 토미타를 직접 가보다!

일본에서 라멘을 먹으러 갈 때 꼭 참조하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라멘 데이타베이스. 일본 전역의 라멘 정보를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여자가 직접 점수를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랭킹의 신뢰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토미..

중화풍 일본라멘 집에서 간단히 만들기!

면 음식을 자주 먹는다. 거의 매일 먹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우동, 소바, 스파게티 등을 점심 메뉴로 번갈아가며 먹고 있는데, 이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먹는 면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라멘이다. 일본에서 가장 쉽게 볼..

따로따로 라멘? 츠케멘 전문점 리헤이를 가다!

츠케멘 전문점 리헤이(利平)를 얼마 전에 다녀왔다. 츠케멘은 면과 스프가 따로따로 나오는 음식으로 쫄깃쫄깃한 면을 스프에 찍어 먹는다. 리헤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이맘때 쯤. 아사쿠사 최고의 관광 스팟인 카미나리몬 앞에..

상해의 인사동, 똥타이루 골동품시장!

상해에서 골동품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 중, 외국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바로 똥타이루 골동품시장이다. 인근 찻집에서 차를 마시던 손님들끼리 본인들이 소장하던 골동품을 교환하던 것이 똥타이루 골동품시장의 시초라고 한다. 현..

태국 오토바이는 몇인승? 여학생 4명이 탄 오토바이를 보고서...

태국을 여행하다보면 곡예운전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된다. 어린 학생 여러 명이 한 오토바이를 몰고 등하교 하는 모습도 자주 보았다. 그런 모습을 보게되면 내가 다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되곤 했다. 태국에서 18세 이상이 되..

태국에서 악어 통조림 직접 먹어보니...

태국 방콕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세계 최대의 악어농장이 있다. 1950년대 태국 현지에서 악어의 왕이라 불리던 우타이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곳은 현재까지 악어보호의 선구자적인 역활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곳의 정식명칭..

태국 수상시장에서 다이빙 소년을 만나다!

따링찬 수상시장의 입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기차 선로가 놓여 있다. 수상시장 위로 기차가 다니는 다리가 놓여있는 것이다. 이 다리 위를 기차도 다니지만, 아이들의 놀이터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기차를 피해,..

솜사탕에서 술빵까지, 태국 시장의 다양한 먹거리!

아무래도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보려면 시장 같은 곳을 가는 것이 좋다. 방콕의 짜뚜짝 주말시장이나 보베 의류시장 같은 곳은 너무 번잡하니, 가급적 이름 없는 동네 시장 같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모습을 볼..

껍질만 먹는 태국식 새끼돼지구이!

대표적인 북경요리를 꼽으라면 아마 열에 아홉은 오리구이를 꼽을 것이다. 화로에서 표면이 노릇노릇해질 정도로 구워진 오리, 이 껍질을 얇게 썰어 춘장에 찍어 먹는 북경오리구이. 고기가 아닌 껍질 부위를 주로 먹기 때문에 조금 느..

방콕, 거대 코끼리상의 정체는?

▲ 방콕에서 고대도시 므앙보란이나 악어 농장을 다녀오는 길에 지나치게 되는 거대한 코끼리상. 크기도 크지만 3개의 코끼리 머리가 한 몸통에 붙어 있는 모습에 궁금해하곤 했다. ▲ 정식 명칭은 에라완 박물관(พิพิธภัณฑ์ช..

개고기도 있다! 하노이의 다양한 음식열전!

베트남 정치의 도시 하노이. 북부 베트남 여행의 중심지이자 볼거리, 먹거리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모 항공사의 광고로 유명해진 하롱베이도 지척이고,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땀꼭도 하노이에서 일일투어를 이용해 많이 간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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