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04년~08년)

한일커플의 태국 요리 - 쏨땀

도꾸리 2008. 1. 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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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파야로 만든 쏨땀의 모습

타이에서 최고의 음식을 꼽으라면 난 주저 없이 쏨땀과 까이양이라 불리는 닭구이를 이야기합니다. 닭은 소금으로 간을 해서 구워내고, 쏨땀은 생파파야를 채를 썰고, 구운 땅콩, 새우, 게, 프릭키누(쥐똥고추), 라임, 토마토 등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버무려 먹어요.

프릭키누의 매운맛, 라임의 신맛, 땅콩의 고소함, 새우의 텁텁함이 파파야의 맛과 잘 조화를 이루며, 여기에 까이양을 한 입 베어 물고 쏨땀을 입에 넣어 같이 씹으면 그 맛은 정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라는. 머 약간의 과장법을 써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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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에서는 저렇게 구운 음식을 많이 먹어요. 사진은 까이양(닭고기 구이), 넴 무(돼지고기 소세지), 무 양(돼지고기 구이), 쁠라 양(생선 구이), 씨콩 무(돼지갈비 구이)


또 하나 쏨땀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곳이나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음식이라도 가격이 비싸거나 특정한 곳을 가야만 먹을 수 있다면 언감생심이 아니겠어요? 여염집 근처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이 지나치는 곳이면 쉽게 쏨땀을 파는 곳이 있어 좋아한답니다.

며칠 전에 방콕을 다녀왔어요. 3박 5일의 짧은 일정 동안 일도 했지만,  큰 슈퍼에 가서 타이향신료와 양념을 사왔어요. 물론 많은 관광지를 돌아보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번 방콕 여행의 목적은 타이산 양념을 사는 것이 일차목표였을 정도라는.

우여곡절도 많았답니다. 남마나우라 불리는 라임 주스를 사기 위해 방콕에 있는 대형 슈퍼를 휘젓고 돌아다녔다는. 큰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 가도 유독 라임 주스만 안 팔아, 결국에는 문 닫기 일보 직전인 작은 식료품점에서 살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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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쏨땀을 만들기 위한 재료

우선 재료에 대한 설명. 애초 언급했다시피 주재료는 생파파야. 하지만 한국에서 파파야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비싸기 때문에 오이로 대체했습니다.

예전에 마키가 타이 동북부지방의 대학에서 일본어 강사를 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 직원들과 자주 가는 식당이 있었는데 쏨땀을 파파야가 아닌 오이로 만들어 팔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홍대 모 타이 음식점에서도 오이를 이용한 쏨땀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있답니다. 이에 파파야가 아닌 오이를 이용하기로 결정.

다음으로는 프릭키누. 일반적으로 쥐똥고추라 불려요. 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에 맵기는 왜 그렇게 매운지 그냥 맨입에 먹으면 입에 불이 날 정도. 이것도 현지에서 가져오려다 아무래도 검역에서 걸릴 듯해서 우리나라의 청양고추로 대체.

그리고 여기에다 타이에서 가져온 캐슈넛, 잘 익은 토마토, 색깔을 내기 위해 넣은 노란색, 빨간색 피망. 바짝 마른 보리새우 등을 준비했습니다.

우선 오이를 채 썰어요. 그리고 접시에 잘 담아놓고, 비슷한 방법으로 토마토, 피망 등을 채 썰어 넣고, 새우와 캐슈넛은 한 번 볶아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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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쏨땀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조미료. 좌측부터 태국산 미원 봉추롯, 설탕, 남 쁠라, 굴소스, 남 마나우.

다음에 양념을 넣어요. 제일 좌측이 타이산 미원인 봉추롯. 한국의 미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혹시나 해서 사온 것. 두 번째는 단맛을 내기 위한 흑설탕. 세 번째가 남쁠라라 불리는 'fish source'. 타이는 어장문화권에 속하다 보니, 이런 소스가 굉장히 발달한 편이에요. 태국에서 음식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재료.

네 번째는 굴소스. 주부들이 더 잘 아는 조미료. 걸쭉한 간장 빛깔에 은은한 바다냄새가 난다. 해물이 필요한 모든 재료의 음식에 넣어도 좋답니다. 다섯 번째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남마나우. 라임 주스. 새콤한 맛이 일반 식초와는 달라요. 굳이 표현하자면 과일향 식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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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를 이용한 쏨땀 만들기. 완성품.

이렇게 준비된 양념을 그릇에 넣고 마지막으로 간 마늘을 조금 넣고 잘 섞어주면 맛있는 오이로 만든 쏨땀이 된답니다. 여기에 국수를 비며 먹어도 맛있고, 아니면 까이양(구운 닭다리)과 같이 먹어도 맛있답니다.

타이 음식으로 초대합니다. 한 번 도전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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